"중기 아니다"…소외된 사회복지서비스 노동자들
중소기업기본법상 비영리법인 제외돼 혜택서 배제…"일자리 창출여력 큰 분야 처우개선 시급"
입력 : 2018-07-14 13:17:54 수정 : 2018-07-14 13:17:54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정부가 핵심으로 내세우는 중소기업 일자리 정책에서 사회복지서비스 노동자가 소외되고 있다. 급격한 고령화로 관련 분야 노동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근로 조건은 중소기업에도 못 미칠 만큼 열악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14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중소기업 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정책에 사회복지, 의료, 학교, 종교법인 등 비영리법인은 제외돼 있다. 중소기업기본법에서 중소기업을 영리법인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집단이기 때문에 비영리법인은 중소기업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기업을 비롯한 고임금 일자리와의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정작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분야의 노동자를 배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영리법인은 이윤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지만 고용된 임금노동자는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 영리법인으로 정의된 중소기업에 한정되면서 각종 공제제도와 전·월세 보증금 융자지원을 비롯한 혜택에서 비영리법인 노동자는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비영리법인에서 대부분 제공하고 있는 사회복지서비스 종사자의 처우는 중소기업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2014년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보건복지서비스 산업 연보수총액은 2585만원이다. 같은 해 보건복지부의 사회복지시설종사자 연보수총액 역시 같은 수준이다. 지역아동센터(1565만원)와 여성가족부 시설(2177만원)은 더욱 열악하다. 원장·관장(3296만원), 사무국장·과장(3248만원) 등 직급이 올라가도 3000만원을 겨우 넘는다. 반면 2015년 기준 50~300명 미만과 50명 미만 중소기업 일자리 월평균 소득은 각각 312만원, 238만원으로 대기업(432만원)에 비해 임금수준이 낫지만 사회복지서비스보다는 사정이 낫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처마다 사회복지법인, 학교법인, 종교법인 등을 관할하는데, 목적에 맞게 사업을 지원하고 그에 따라 근로자 임금도 지원되는 방식"이라며 "복지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임금을 높게 책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공무원의 95% 수준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는데, 처우가 개선되려면 예산 확보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서비스는 열악한 처우로 기피하는 대표적인 일자리로 꼽히지만 급력한 고령화로 인해 관련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독거노인과 거동 불편 노인에게 가사·활동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돌봄기본서비스 이용자가 22만명이었지만 제공 인력은 절반이 안되는 8800명에 그쳤다. 만 6~64세 중증장애인이 이용하는 장애인 활동제도 이용자는 작년 6월기준 6만3322명이었지만 제공 인력은 88% 수준인 5만5920명이었다. 아이돌봄서비스의 경우 2015년 기준 5만7689가구가 이용했지만 활동 중인 돌보미 수는 1만7553명에 그쳤다.
 
현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처우로 노동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홍영표 더불언민주당 원내대표는 “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가 최근 1년 간 16만개 늘어났다”며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복지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중하계층 소득이 줄어 논란이 됐는데,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열악한 일자리 질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며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대표적이다. 대기업에 비해 고용조건이 나쁜 중소기업보다 열악한 곳이 이 분야다. 반면 고용창출 여력이 많은 곳이기도한데 처우가 나빠 일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을 해결하려면 중소기업에 국한된 지원책을 사회서비스 분야 노동자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느냐에 따라 당장 필요한 200만개 가량의 일자리를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요양보호사들이 노인장기요양제도 10주년 요양보호사의 날을 맞아 처우 개선과 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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