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검출율 80%"…라텍스 사용자 자체조사 발표
응답자 97% "여행사 코스서 구입"…정부 공식조사 촉구
입력 : 2018-07-12 15:12:44 수정 : 2018-07-12 15:12:45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아이가 2, 3일에 한 번씩 코피를 흘렸는데 매트리스를 치우고나서부터는 코피를 안 흘린다. 우리 아이들은 왜 다른 아이처럼 건강하지 않은지 답답했는데 증상이 멈춘 걸 보고 인과관계가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1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라텍스 방사능 오염 관련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라텍스 침대 사용자라고 밝힌 A씨는 "이런 피해가 발생하도록 방치한 정부가 피해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사용자들 역시 가족들이 폐·호흡기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각지대에 놓인 라돈에 오염된 수입 라텍스 매트리스 문제 해결을 정부에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자회견을 주도한 시민방사능감시센터의 김혜정 운영위원장은 "관세청은 통관절차 때 수입 공산품의 방사능 검사를 하게 돼 있지만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놓쳤다"며 "무작위로 샘플을 골라 조사해야 하는데 서류로만 처리했다는 증거로밖에 볼 수 없다. 산업부 역시 수입제품의 안전성 조사를 책임지는 기관으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라돈에 오염된 대진 매트리스가 10만개 정도로 발표됐는데 라텍스 매트리스의 피해는 이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부는 라텍스를 해외에서 구매했다는 이유로 방관하고 있지만 피해가 드러나고 있는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정부를 규탄하며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라돈방출 라텍스 사용자 모임'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709명 가운데 92명(13%)이 31~40피코큐리(pCi/L), 78명(11%)이 20~30피코큐리가 측정됐다고 응답했다. 측정을 못한 120명(17%), 기준치 이하(4피코큐리 미만)가 측정된 21명(3%)을 제외하면 80% 가량이 라돈 검출이 의심되는 수치로 측정됐다. 조사 응답자의 97%가 여행사 코스에서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에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다른 피해자 B씨는 "여행사나 제조사, 판매업체 모두 연락이 어렵고 연결이 겨우 되더라도 개인이 측정한 수치는 정확하지 않다고 회피하고 있다"며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나서서 실태조사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1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라돈 오염 라텍스 사용자들이 '라텍스 방사능 오염 관련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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