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마저 거리로…"박삼구 아웃!"
"박삼구 퇴진 때까지 집회 계속"…대한항공 직원·시민들도 함께 해
2018-07-08 20:00:00 2018-07-08 20:13:03
[뉴스토마토 양지윤·구태우 기자]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 '아시아나항공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촛불문화제'  첫날, 평일임에도 계단에는 검은색 옷 차림의 아시아나항공 직원들로 빼곡했다. 이들은 마스크와 선글라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혹시 모를 불이익에 대비했다. 기내식 대란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협력업체 대표에 대한 추모의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손에는 저마다 흰 국화꽃을 들었다. 
 
집회 사전신고 인원은 300명.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서울 도심에 울렸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대한항공 직원들도 함께 했다. 시민들의 참여도 이어졌다. 이들은 '갑질삼구 OUT', '침묵하지 말자!' 등의 팻말을 들고 박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조양호 한진 회장 일가를 규탄하며 네 차례의 촛불집회를 열었던 대한항공직원연대는 집회 현장 부근에서 갑질 근절 캠페인을 펼치며 힘을 보탰다.
 
지난 6일 '아시아나항공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촛불문화제'  개최 당일 한 직원이 익명 채팅방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
 
'#박삼구 OUT #WITH YOU'. 문화제 개최를 전후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모인 익명의 단체 채팅방에서는 쉴 새 없이 응원의 사진이 올라왔다. 해외에 체류 중인 직원들이 유니폼 스카프에 응원 문구를 함께 찍어 보내며 광장에 선 동료들을 격려했다. 박 회장은 성난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 이틀째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사측이 '용모단정, 인사철저' 등 과잉의전을 주문해 직원들의 공분만 샀다.
 
문화제는 협력업체 대표에 대한 추모 묵념 이후 자유발언으로 이어졌다. 이기준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노조위원장은 "한 사람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기내식 사태라는 '대란'을 맞았다"며 "책임자가 '잘못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물러나겠다'고 할 때까지 집회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노조위원장 출신의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은 "경영진의 경영실패 때문에 직원들은 최전방에서 욕받이처럼 살고 있다"면서 "박 회장 등 경영진이 국민과 직원들에게 무릎 꿇어야 한다. 직원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 경영진을 끌어내리자"고 독려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손팻말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집회 중반 무렵에는 비행이 끝난 뒤 유니폼 차림으로 곧장 집회 현장을 찾은 직원들도 속속 눈에 띄었다. 한 객실 승무원은 "박 회장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이번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며 "시간만 허락된다면, 매번 집회에 참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대한항공 직원들도 다수 집회를 함께 했다. 한 대한항공 직원은 "오너가의 갑질에 동병상련의 마음이 들어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며 "두 회사 모두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8일 2차 촛불문화제는 첫 집회와 마찬가지로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박 회장과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양지윤·구태우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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