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국토교통부가 오는 29일 미국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불법으로 등기이사에 올린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국토부는 최근 법률 자문을 마쳤으나 면허 취소 여부에 대해선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이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탈세 논란으로 번지며 여론의 비난이 커진 가운데, 면허 취소로 인한 실업과 휴가철 여객 대란 등과 함께 개각 문제까지 얽히면서 국토부의 고심이 커졌다.
27일 복수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틀 뒤 결론을 발표해야 하는 국토부는 속내가 복잡하다. 김현미 장관은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인인 까닭에 성난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김 장관은 조양호 한진 회장 일가 및 대한항공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두 달간 세 차례나 직권감사를 지시한 바 있다. 국토부 역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과 '칼피아' 논란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라도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983년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난 조 전 전무는 재외동포(F-4) 비자를 갖고 있는 미국인 신분이다. 미국 국적의 그가 2010~2016년까지 6년간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하고, 이를 국토부가 사실상 묵인해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칼피아로까지 비화됐다. 대한항공과 국토부의 유착관계를 의미하는 칼피아가 재조명되면서 국토부의 당혹감도 커졌다. 국내 항공법상 외국인은 국가안보 등의 이유로 국적 항공사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다. 이를 위반할 경우 면허 취소 처분도 가능하다. 조 전 전무도 관련법에 따라 금고형 이상을 받을 경우 국내 체류 연장이 불허될 수 있다.
진에어의 항공기가 이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진에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개각이 진에어 면허 취소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부가 지난 26일 청와대 경제라인을 개편하면서 개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 장관은 집값 안정화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개각 대상에서 비켜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진에어에 대한 처리 방안이 국정 최대 과제인 적폐청산과 연결돼 있는 만큼 고강도 처분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영업정지와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과 면허정지 등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현행법상 항공사에 부과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 50억원에 불과해 한시적인 영업정지도 함께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면허 취소를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신, 대규모 실업난을 막기 위해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를 1~2년간 유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인 저비용항공사(LCC)들이 7곳에 달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신규 면허권을 따내면 고용 문제도 일부 해결될 것이라는 시각이 정부 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는 LCC 2위다.
한편 국토부 측은 일체의 취재에 응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비판적인 여론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토부를 향한 칼피아 논란과 김 장관의 거취도 복잡하게 걸려 있어 법리적 검토 외에 정무적 판단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면허 취소보다 영업활동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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