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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광주 합작공장 참여 지연…노조 반발도 변수
투자규모 등 쟁점 남아…19일 예정 협약식 연기
2018-06-18 17:21:29 2018-06-18 17:21:29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광주시와 합작법인 형태로 완성차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세부적인 부분에서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노조가 사측의 자동차 위탁생산 방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점도 해결과제로 지목됐다. 
 
현대차와 광주시에 따르면, 양측은 19일 광주시청에서 완성차 합작법인 투자 협약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연기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대차와 큰 틀에서는 의견 일치를 이뤘지만 일부 항목에서 쟁점이 남아있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협약식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과 지자체가 합작법인을 만든 전례가 없어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투자 규모, 자동차 생산방식, 경영책임 부담 등에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광주시가 현대차에 투자비의 최대 10% 보조금을 비롯해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75%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한데다가 현대차가 지난 4일 빛그린산업단지를 방문해 실사를 진행했던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합작공장 참여 가능성은 매우 높다. 
 
현대차와 광주시가 완성차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세부적인 부분에서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이달 4일 현대차 관계자가 빛그린산단 실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광주시는 2021년까지 빛그린산단 내에 연간 1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완성차 공장 설립을 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투자할 경우 2대 주주로 참여하며, 투자 금액은 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투자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 규모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답변했다.
 
현대차는 합작 공장에 대한 투자가 확정되더라도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일정 지분만을 투자해 경제성을 갖춘 신규 차종의 생산을 위탁하고 공급받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빛그린산단의 임금 수준이 4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된 점을 감안, 1000cc 미만의 경차를 생산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공장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다면, 현대차는 2001년 아토스 단종 이후 다시 국내 경차 시장에 진입할 길을 연다.
 
현대차 관계자는 "위탁 규모는 위탁 생산 신차의 시장 수요 등을 감안해 합리적 수준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광주시 및 여러 투자 주체들과 협의를 통해 투자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세부방안 협의를 마무리하더라도 현대차 노조의 반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놓여있다. 노조는 사측의 위탁생산 방안은 단체협약 제40조(하도급 및 용역전환), 제41조(신기술 도입 및 공장이전, 기업양수, 양도)를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 지분투자로 생산능력을 추가하는 투자결정은 최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권 승계 실패라는 곤궁한 처지를 타개하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라면서 "정규직 임금수준을 하향 평준화 시키고 고용불안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은 임금동결, 노조는 기본급 5.3%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어 노사가 합작공장 방안에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광주 합작공장 근로자들이 향후 현대차 수준의 임금을 요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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