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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표 '감독정책' 본격가동…소비자보호체계 집중점검 착수
고령층민원·정보제공 평가 강화, 금융권 CEO 릴레이 만남 시작
2018-06-01 08:00:00 2018-06-01 09:57:58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달부터 금융권의 소비자보호 체계 점검에 나선다. 금감원이 매년 실시하는 정기적인 실태평가의 일환이지만, 고령화 문제가 접목됐다는 점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원장은 또 금융권 수장들과의 만남도 추진하는데, 취임 이후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는 그가 본인 색깔의 감독정책을 드러낼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재 금융협회와 일부 금융사들에 소비자보호체계 관련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이번 점검은 금감원이 매년 실시하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의 일환으로, 지난해 이뤄진 금융사들의 소비자보호 노력을 내달까지 측정해 8월 중에 발표한다. 평가기준에는 민원건수와 처리기간, 소송건수 등 계량항목과 소비자보호조직 구축, 상품판매과정의 소비자보호체계 운영, 소비자정보 공시 등 비계량항목이 포함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령층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금융사의 불완전 판매가 없었는지, 고객확인의무제도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등에 대한 평가기준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앞서 윤 원장은 지난 18일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령층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불건전 영업행위 예방, 금융환경 디지털화에 따른 불편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전체회의의 주제 발표 역시 '고령화 진전에 따른 금융의 역할'이었다.
 
이와 함께 윤 원장은 다음주부터 6개 금융협회장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금융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만남도 추진한다. 취임한 지 한달여만에 업계 관계자들과의 첫 만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은행권 채용비리, 삼성증권 징계 등 현안이 어느정도 마무리 지어가면서 시장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분위기"라며 "업권별 현안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나오지 않겠나"고 말했다.
 
지난 8일 취임한 윤 원장은 지금까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가 취임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호랑이가 등장했다'며 금융당국과 업권을 향해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한달간 윤 원장의 행보는 금융현안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며, 내부 회의만 집중하고 있다. 공개 행사는 지난 18일 열린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가 유일하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임 원장들이 기획한 감독정책이 진행형이라 윤 원장이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은행권 채용비리, 지배구조 같은 사안은 전임 원장들이 손댄 것들이라 윤 원장이 어떤 입장을 취하기가 힘들었다고 본다"면서도 "관련 사안들이 마무리돼 가면서 금융그룹통합감독, 금융감독체계 등 예민한 사안에 대해 여러 곳에서 윤 원장의 답을 요구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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