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폐질환으로 피해 축소…토륨에 의한 외부피폭 신체 전반 영향"
한 피해자 백혈병 사망 문제제기…정부 합동회의서 원안위 외 유관부처 실종 지적
2018-05-30 21:15:19 2018-05-30 21:15:19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정부는 라돈만 문제인 것처럼 말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우라늄과 토륨을 함유한 모나자이트 등 방사성 핵종은 알파, 베타, 감마선을 모두 내보내고, 투과성이 강해 외부피폭으로 몸 속 모든 장기에 영향을 주는 감마선은 어떤 암과 질병도 유발할 수 있다."
 
30일 한국YWCA연합회에서 열린 '라돈 침대 사태와 시민안전 긴급 좌담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은 정부가 라돈 침대 문제를 내부피폭에 따른 폐질환으로 제한해 건강영향을 축소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소장은 "우라늄이 체내에 축적되면 폐암뿐만 아니라 간암, 혈액질환, 신장 손상 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서 밝히고 있다"며 "토륨은 최대 우라늄의 500배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나자이트에서 모든 방사선을 방출하는 건 상식인데 정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만 급급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 사안을 외부피폭에 따른 피해로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모나자이트에 4~10%의 토륨이 들어있는데 반감기가 140억500만년이다. 토륨 입자가 몸 안에 들어가면 죽을 때까지 방사능을 내보낸다"며 "아이들이 침대에서 뛰어놀면 분말 상태로 뿌려놓은 모나자이트가 먼지로 흩날려 몸 속으로 들어가고, 감마선 영향을 받는다. 라돈은 외부피폭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토륨과 우라늄에 따른 외부피폭에 대해 입을 다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많은 피해자들은 폐질환 외에 갑상선, 피부, 혈액암 등을 호소했다. 한 피해자는 딸이 2016년 12월 백혈병으로 사망했다며 "가족들이 2009년부터 사용했지만 의사에게 침대가 원인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힘들 거라고 들었다. 아내도 갑상선에 물혹이 생겼는데 모양이 변해 양상이 안좋아지고 있고 본인도 폐결절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진침대 사용자 전부를 피해자로 등록하고 장기간에 걸쳐 추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방사능에 따른 다양한 질병이나 위험성 경고가 있었던 만큼 모든 사용자 대상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피해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혜정 위원장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음이온의 이로운 영향이 없고 감마선이 방출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며 "유럽은 천연 방사성 핵종 포함 건축자재의 안전기준을 제시한다. 방사선 노출 피해는 즉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추적 조사가 필수다"고 말했다. 이윤근 소장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는 피해자들이 제품 사용을 입증해야 했다"며 "라돈 발생 가능한 제품을 사용한 증거를 남겨 피해자 등록을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정부가 여전히 정보를 숨기는 데에 급급할 뿐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혜정 위원장은 "합동 부처회의를 했다지만 내용은 원자력안전위원회 단독발표와 다를 바 없었다"며 "산업통상자원부, 식약처, 환경부, 특허청 등 주요 유관부처들은 실종됐다. 사전 예방 차원에서 원인물질 관리 못한 원안위도 비판받아야겠지만 환경마크 내주고 생산허가 내준 산업부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데 정부는 라돈 외에 문제가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연합 대표로 참석한 이민석 교수는 "1차 발표 때 원안위는 사안을 축소하려다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2차발표를 뒤집었다"며 "2차 조사에서도 일반인은 알아볼 수 없는 수식을 써서 사실을 왜곡하려 했다. 내용 중에는 연구로 증명 안된 부분도 있고 침대 환경을 고려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30일 ;라돈 침대 사태와 시민안전 긴급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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