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1조 혈세 투입했는데…대우조선, 임금반납분 '꼼수' 보전
대출 알선하고 이자는 회사가 대납…채권단 산업은행 '나 몰라라'
2018-05-30 17:32:40 2018-05-30 17:37:2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직원들의 임금 반납분을 보전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가 임금 반납분만큼의 대출을 알선하고, 직원들의 이자를 대납하는 꼼수를 부렸다. 지난해 4월 정부로부터 6조7000억원을 추가지원받으며 고통분담을 약속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관리감독 부실 책임도 뒤따를 전망이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해 임금 반납분에 대한 대출을 주선하고, 그 이자를 회사가 대신 납부했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5년 정부에서 4조2000억원을 지원받고도 또 다시 손을 벌려야 할 상황에 처하자, 지난해 4월 임직원 98%의 동의를 얻어 정성립 사장은 임금 전액, 임원은 30~40%, 직원은 10~15%를 반납했다. 정부가 신규자금 2조9000억원, 출자전환 2조9100억원, 채무유예 8900억원 등 6조7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기에 앞서 임금 10% 반납과 무분규 동의서 제출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대우조선은 임직원들의 임금 반납 동의를 받은 직후 "국민 여러분께 끼친 손해에 비하면 미미하겠지만, 임금 반납 등 자구안 이행에 최선을 다해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재탄생하겠다"며 "급여 반납은 경영 정상화시까지 지속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서울 중구 다동 대우조선해양 서울 사옥. 사진/뉴시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마저도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만 반납하는 데 그쳤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임금 반납과 반납금액만큼의 대출 알선, 회사의 이자 부담은 지난해 노사간 임금협상 조건 중 하나였다"며 "올해부터는 급여 100%를 (정상적으로)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재선임에 성공한 정성립 사장 역시 기자들과 만나 "회사 정상화는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고, 과거처럼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음달부터는 월급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지난 2015년 6월 취임 이후 그해 8월부터 급여 20%, 이듬해 7월부터 30%, 지난해 4월부터 전액을 반납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어 고통분담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9월 권오갑 대표이사 사장(현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취임 2개월 만에 임금 100%를 반납했고, 이듬해 전 임원으로 대상을 넓혀 대표이사 사장은 100%, 부사장 50%, 전무 30%, 상무 20%씩 차등 반납했다. 임금 반납이 2년 이상 지속돼 조직 피로도가 높아지자 지난해 7월 임원들의 경우 일괄 20% 반납으로 바꿨다. 직원들도 2016년 7월부터 하루 1시간씩 고정 연장근로를 없애 사실상 임금이 깎였다.
 
삼성중공업은 박대영 전 사장이 2016년부터 임금 100%를 반납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바통을 이어받은 남준우 사장도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임직원의 임금 반납도 유지되고 있다. 임원 30%, 부장 20%, 과·차장은 15%를 반납하고 있고, 3월부터는 사원들도 급여의 10%를 반납 중이다. 올해가 자구계획을 이행하는 마지막 해인 만큼 전직원이 고통분담에 동참하자는 취지에서 사원들도 연말까지 임금 반납에 동참키로 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7330억원 흑자에 이어 올 1분기 298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조선 3사 중 유일한 흑자다. 다만, 과거 손실비용을 높게 책정하고 실제 손실액은 이보다 작아 충당금이 환입된 것으로, 경영정상화의 결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시장과 조선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에 고통분담을 약속하고 공적자금을 받은 상황에서 회삿돈으로 임금 반납분을 보전해 주는 것은 명백한 꼼수"라며 "대주주인 산은이 이를 승인해 준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노사문제는 채권단이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은 생산 관련 등의 자금만 관리한다"며 "임금이나 복지는 노사간 합의에 따라 결정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임금 반납 보전 등에는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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