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침대에서 라돈이 검출되며 소비자 불안이 커지자 시민단체가 피해자 신고접수를 받기로 했다. 정부가 피해자 대응방안을 내놓기는커녕 교환받은 침대에서도 고농도 라돈이 검출되는 등 침대 수거관리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대책을 수립할 때까지 피해자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태조사를 발표할 계획이다.
28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 종로구 피어선빌딩에서 라돈 침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성진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국장은 "사건이 처음 알려진 지난 3일 이후 25일이 지나는 지금까지 정부와 대진침대는 사용자와 피해자 현황조사를 위한 신고접수를 받고 있지 않고 있다. 일부 제품을 회수하고 교체할 뿐"이라며 "이는 침대 사용자가 입은 건강 피해에 대해 정부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미로, 실제 사용자와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을 방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시민보건센터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당시에도 정부가 미적대는 동안 피해자들 현황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건의 심각성을 알린 바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황정화 변호사는 "지난 25일 국무조정실 회의에서 피해자 실태 조사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며 "일단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어떤 질환을 겪고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정부가 나서지 않는 만큼 우리가 먼저 시작하게 됐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 때 환경부에 피해자 현황을 이관한 것처럼 이번에도 정부가 조사를 시작하면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센터는 2010년 이전에 생산된 제품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소비자가 2007년에 구입한 '뉴웨스턴슬리퍼' 제품에서 시간당 0.724마이크로시버트(μS)가 측정됐는데, 이는 연간 피폭한계인 1밀리시버트(mSv)의 6.6배에 해당한다"며 "원안위는 3차례의 보도자료를 통해 연간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측정된 대진침대가 모두 2010년 이후 생산된 제품이라고 했는데, 이전 생산 제품도 기준치를 초과한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 역시 피해자들 역시 2010년 이전 제품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라돈이 측정되고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현재 피해자 카페에 2010년 이전 제품에서도 고농도 라돈이 측정됐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며 "대진침대 리콜 접수창에도 대부분 2010년 이후의 생산분에 대해 접수를 받는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안위는 생산기간에 관계 없이 조사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21종 침대 전체 대상 수거·폐기 행정조치를 내렸다는 입장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연도에 관계 없이 수거조치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며 "문제가 된 21종의 모델은 생산년도와 상관 없이 수거조치하는 게 맞다. 그 외 모델에 대해 문제가 확인되면 추가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사인 대진침대가 교환해준 침대에서 고농도 라돈이 측정됐다는 점 또한 지적했다. 이 국장은 "지난 22일 대진침대의 침대 회수·교환차량을 발견하고 이를 추적한 결과 2018년 5월 제조돼 안전하다는 '모젤' 매트리스에서도 932베크렐이 측정돼 안전기준(148베크렐)의 6배가 넘는 수치가 나왔다"며 "원안위가 한 달 내 수거 완료 등의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행정명령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확인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안위는 "2차 조사 발표 전에 대진침대가 자체적으로 리콜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교환 중인 제품에 문제가 있는지 검사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28일 서울 종로구 피어선빌딩에서 황정화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가운데)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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