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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남북정상회담) 문 대통령 "새 시대 열렸다", 김정은 "평양과 서울 가까워지는 과정"
한달 전 1차 정상회담보다 더 친밀해진 두 정상…3차례 포옹하며 이별 아쉬워해
2018-05-27 16:56:30 2018-05-27 16:56:3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6일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요청으로 성사돼 행사 자체는 소규모로 진행됐지만, 두 정상은 한 달 전 제1차 회담과 비교해 더욱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이 이렇게 쉽게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라고 평가했고, 김 위원장은 “제대로 모셔야하는데 미안한 마음”이라며 “평양과 서울이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청와대가 27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보안을 위해서인 듯 평소 탑승하는 검은색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대신 은색 벤츠 차량을 타고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 도착했다. 현장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최측근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영접을 받았고, 곧바로 김 위원장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한 달여 만에 만난 두 정상은 바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맞잡고 안부를 물었다. 문 대통령이 “오래간만이죠”라고 첫 마디를 건네자 김 위원장도 “잘 지내고 계셨습니까”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방명록에 서명하고 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4·27 선언으로 많은 분들이 기대를 가지고 있고 또 국제사회에서도 환영의 박수를 받았는데 우리가 여기서 결착상태를 넘어가지 못하면 안 된다”며 “(이번 남북회담을) 그때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으로 이해하시면 좋겠다”고 갑작스런 회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양해를 구했다. 김 위원장은 “좋은 자리에서 제대로 맞이해야 하는데 장소도 이렇고 제대로 맞이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이어 “좋은 결실이 꽃피고 좋은 열매를 수확하는 가을 초에 평양에 오시면 대통령 내외분을 성대한 연회를 준비해 맞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가을에 평양을 방문해서 제대로 대접을 받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남북이, 두 정상이 이렇게 쉽게 판문점에서 만났다는 것도 남북 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김 위원장님은 지난 판문점 회담 이후 우리 한국에서 아주 지지가 높아졌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또 “판문점선언 이후 우리 국민들도 그렇고 세계인들도 남북관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기대가 한껏 높아지지 않았나. 북미회담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 핵 문제도 풀고 항구적 평화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는 기대가 아주 높다”고 말했다.
 
회담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가량 진행됐다. 청와대 측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 등을 설명했고,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회담 성공을 통한 한반도 평화·번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회담을 마치고 김 위원장은 한층 더 밝아진 얼굴로 “누구보다 가을에 평양에 오길 기대하고 있고, 정말 노력할 것”이라며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문제에 우리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우리가 각자 책임과 본분을 다해 준비하고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 4·27회담 이후 남북 간 대화에서도 약간의 어려운 과정이 있었다”며 “중요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함께 협력해나간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이번 회담이 아주 뜻 깊었다”고 평가했다. 또 “앞으로 협력해 나가면서 함께 남북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길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기원하겠다”고 했다.
 
회담을 마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통일각 밖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차량 앞까지 문 대통령을 에스코트했고, 문 대통령과 3차례 포옹과 악수를 하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문 대통령은 미소로 화답했고, 근처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여정 부부장을 별도로 불러 악수를 나눈 뒤 차량에 탑승해 귀환길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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