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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운임·고유가에 현대상선 '한숨만'
2018-05-27 17:23:03 2018-05-27 17:23:03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해상 운임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현대상선 계획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글로벌 해운사들의 초대형 선박 투입으로 격화된 운임 경쟁과 더불어 최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유가도 수익성 회복의 걸림돌이 됐다. 
 
27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64.34달러를 기록했다. SCFI는 발틱운임지수(BDI)와 더불어 해상 운임을 나타내는 대표 지수다. 지난 18일 753.83달러 대비 10.51달러 개선됐지만, 여전히 하락세가 뚜렷하다. 올 평균 SCFI는 769달러로, 전년 동기 863달러와 비교하면 100달러 가까이 줄었다.
 
해상 운임 하락은 글로벌 선사들의 초대형 선박 공급에 기인한다. 머스크라인과 MSC 등 글로벌 상위 7개 선사는 100만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가 넘는 선복량(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선박의 용량)을 보유하며, 해운시장 70%를 점유했다. 이 선사들이 선복량 2만TEU가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잇달아 투입, 운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소형 해운사들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
 
현대상선 분기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제작/뉴스토마토
 
현대상선도 사정은 마찬가지. 올 1분기 현대상선 영업손실은 17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손실 규모가 38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2% 증가한 98만511TEU를 기록했지만, 운임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부진했다.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12분기 연속 적자행진이다.
 
지난해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운임이 받쳐준다면 2018년 3분기 정도에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지만, 운임 하락에 고유가까지 더해지면서 업계는 성수기인 2~3분기에도 현대상선이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 연료로 사용되는 벙커C유 가격은 이달 18일 기준 t당 456.5달러(싱가포르항 기준)로, 지난해 6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유가는 오르는데 운임은 하락하면서 해운업계의 답답함은 커졌다. 현대상선도 1분기 영업손실 확대 배경에 대해 운임 약세와 연료유 가격 상승 등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서 해운사들의 비용 지출이 커진 만큼 유가 상승분을 운임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하지만 글로벌 선사들 간 운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이를 쉽게 적용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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