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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넓히는 중국계 가상화폐…국내 연착륙하나
이오스트, 한국 진출 선언…트론·네오·퀀텀 등 중국판 코인 각광
오케이코인, 상반기 정식 출범…원화마켓 지원 안돼·백서 살펴야
2018-05-09 16:40:44 2018-05-10 11:39:37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중국자본에 기반을 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업체의 한국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알트 코인(비트코인 제외 가상화폐)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높은 투자 열기를 업고 중국 기반 가상화폐 거래소와 블록체인 관련 산업이 한국으로 영토를 넓히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거대 자본의 유입이 한국 가상화폐 시장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국내 거래소와 정부에서도 중국 등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9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플랫폼 이오스트(IOST, Internet Of Service Token)는 올해 상반기 안에 앱 개발과 마케팅 등을 담당할 한국 사무소를 열고 한국 블록체인 업체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오스트 설립자 지미 정 아이오에스(Jimmy Chong IOS) 대표는 이날 서울 포 포인츠 압구정 쉐라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한국은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다른 지역과 비교해 매우 역동적이고 기술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고 알고 있다”면서 “복수의 블록체인 개발자 및 관련 업체들과 새로운 블록체인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오스트 코인은 후오비코리아나 오케이코인 등 중국 기반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지만 국내 진출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오스트는 한국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는 한편 연내 본 서버인 메인 넷을 가동해 차별화된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지미 정 대표는 “스마트 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위에서 모든 앱이 구동되듯, 온라인과 모바일 등 모든 서비스를 이오스트 프로젝트 위에서 블록체인으로 실행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연내 이오스트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나 SNS 등 각종 탈중앙화 앱(Dapp) 서비스를 대중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기반의 거래소도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앞서 중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후오비코리아는 지난 3월 말 서울 테헤란로에 후오비 코리아 고객센터를 마련하고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지난 5일에는 중국계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인 게이트아이오(gate.io)가 국내에 문을 열었다. 게이트아이오는 BTC, ETH, QTUM, USDT 등 4개의 마켓에서 거래서비스를 지원한다.
 
지난달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오케이코인은 올 상반기 안에 정식 서비스를 런칭할 예정이다. 또 네이버와 손잡고 NHN엔터테인먼트에서 제공하는 TOAST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오케이코인 관계자는 “정식서비스는 모바일 전용 앱 출시와 대대적인 거래 기능 UI 개선으로 사용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면서 “현재 보안, 서비스 운영, 데이터 베이스 등 TOAST가 보유한 다방면의 IT 솔루션 및 기술의 도입을 검토 중에 있으며, 정식 서비스시 일부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중국판 코인의 인기는 높은 편이다.
 
실제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에 활용하기 위해 개발된 트론(TRON)의 경우 지난 3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한 이후 최근 한 달 동안 124.62% 급등했으며, 전 세계 시가 총액(코인마켓캡 기준)도 10위로 자리매김했다. 같은 기간 시가 총액 11위와 18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오(NEO)와 큐텀(Qtum) 또한 업비트에서 각각 40.79%, 45.56% 증가했다.
 
네오는 중국판 이더리움이라고 불리며 ‘스마트 경제’를 실현하는 비영리 커뮤니케이션 기반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중국 최초의 가상화폐로 꼽힌다. 퀀텀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이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자국 내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한 상황에서도 중국계 코인과 블록체인 기업의 몸집은 커지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규제가 풀어지면 중국의 거대 자본이 국내 등 블록체인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블록체인 관련 분야에 대한 벤처 투자 규모는 12억7000만위안으로 전년 대비 170% 증가했다.
 
장링 KDB미래전략연구소 중국리서치팀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전략적 첨단기술로 선정하고 공업정보화부 주도로 '블록체인 및 분산식 원장 기술 표준화 위원회' 설립해 운영 중”이라며 “지난해 1월 인민은행의 블록체인 기반 전자어음 거래 플랫폼 테스트 성공을 계기로 금융기관의 어음이나결제, 증권, 보험, 카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 응용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때문에 한국도 중국을 비롯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링 연구원은 “블록체인 기술은 2025년경 세계적으로 상용화가 예상된다”며 “한국도 정부의 집중 육성 정책과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기술 우위를 선점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한 관계자는 “작년 9월 중국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고, 가상화폐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를 금지한 상황에서도 기존 중국계 거래소는 싱가포르나 홍콩 등에서 가상화폐 거래소가 자리를 옮겨 사실상 별탈없이 영업을 하고 있다”며 “중국계 가상화폐 거래소의 한국 진출은 (국내 거래소에) 위협과 기대감을 동시에 준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소만 보면) 아무래도 지원하는 가상화폐 종류가 많아 알트코인 거래량이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 투자자에게 폭 넓은 선택의 기회를 줄 것”이라면서 “블록체인 업체 등 중국의 거대 자본이 국내에 들어오게 되면 가상화폐 시장이나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중국계 가상화폐 거래소나 코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이라거나 (규제 완화시 시세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며 “원화 마켓 거래가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불편한 점도 있고, 각 코인의 백서 등에서 발표한 기술적인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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