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52시간 근무제 '1년 앞당겨 시행' 가시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채용모범규준 '6월 마무리' 계획…"내부임원추천제 없애야"
2018-05-04 09:00:00 2018-05-04 09:00:00
[마닐라=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있는 은행권이 이를 1년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제51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행에서 먼저 주52시간 근무제를 솔선해서 해보자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고, 이를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별로 실시하기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금융업은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내년 7월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은행권이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하면서 근로시간 단축의 조기 시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4월 은행연합회에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김태영 회장, 국내 주요 은행장 등과 '근로시간 단축 관련 은행업종 간담회'를 갖고 "은행들이 조속히 노동시간 단축을 현장에 안착시켜 다른 업종에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금융분야의 취업기회 확대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 관련) 은행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내년 7월1일부터 시행하게 돼있었는데 이를 올해 7월1일로 당길 수 없느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이야기를 해봐야 하지만, 은행에서 먼저 솔선해서 해보자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은행권 근로형태와 인천공항 내 은행 직원들의 교대근무 사례를 언급하며 "특수직종이라고 해서 유연근무제, 탄력시간근무제 같은 것들에 대한 이해가 넓어져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가피하게 주52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대체휴가' 보장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가 창출되면 좋다"고 덧붙이며,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정부의 요청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은행연합회측은 당시 간담회에 대해 "은행장들이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와 특수한 환경에서의 근무시간 유연성 확보 필요성에 대해 건의했고, 장관도 빠른 시일 내 탄력적 근로시간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은행권은 이런 건의사항이 받아들여진다는 전제하에 근로시간 단축제가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하고, 청년고용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근무시간 단축 조기시행은 노조뿐 아니라 회원사인 은행들과의 협의도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단 긍정적인 모습이다. 
 
노조의 '점심시간 1시간 준수' 요구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근로기준법상 1시간은 휴식시간을 주게 돼있어 의논해야 하겠지만 일괄적으로 점심시간에 문을 닫는 것은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주민센터에 가보면 점심시간에 교대하면서 민원인들을 받는다. 전례가 있는지 물어보니 유럽은 그렇게 한다고 한다"며 "국민정서 부분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성숙이 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노사는 오는 10일 대표단 교섭을 열고 근로시간 단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은행권 채용비리 개선 관련 은행연합회의 역할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회장은 은행권 채용 모범규준 발표와 관련 "3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서 5월중 초안을 만들고, 6월 이사회 때 마무리해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히장은 "(상반기에) 수사 받고 있는 곳은 채용을 보류했다. 빨리 (모범규준을 발표)해서 걱정 안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문제가 된 내부임원추천제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없어야 한다. 공개채용에서는 예외가 없는 것이 좋고, 그런 방향으로 다들 비슷하게 생각할 듯하다"고 말했다.
 
모범규준에 채용절차를 외주에 맡기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100% 그렇게 하기는 좀 (어렵다). 걱정하는 부분들이 공채 과정에서 반영될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이) 엄격해지고, 필요하면 외부위원이 들어갈 수도 있다. 모든 부분들이 조화롭게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채용절차 공정성 강화가 은행권 채용에 위축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매월 이사회에서 (채용을 늘리라고) 부탁을 한다. 분위기가 편한 곳은 (신규채용을) 하고, 불편한 곳은 조금 늦추고 하는데 여하튼 전체적으로 예년 수준 이상으로 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2일 한국은행 금통위원에 임지원 JP모건 서울지점 수석본부장을 추천한 데 대해 "시장을 알고, 일을 해본 사람이 한 명 정도 있었으면 했다. 또 국제적인 감각과 네트워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종합적으로 임 수석본부장이 선택이 됐다"며 "여성분이 돼서 더 섬세하게, 챙기지 못 한 부분을 볼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도 한다)"고 말했다.
 
 
제51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이 3일 저녁 마닐라 페닌슐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업계의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행연합회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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