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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역대급' 실적에도 쓴 웃음…대북 훈풍 기대
주택경기 위축으로 장기적 전망 어두워
2018-04-29 15:26:34 2018-04-29 15:26:34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활짝 웃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3년여간 수주를 따낸 주택사업이 준공돼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최근 주택 불황이 향후 2~3년 안에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협력이 재개될 경우 도로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기대를 모은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이 지난주 모두 마무리됐다. 주택사업부문의 실적이 증가하며 대부분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써냈다.
1분기 GS건설은 창사이래 분기별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3조1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성장세를 나타냈고, 영업이익은 561% 급등한 39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4년 2분기부터 16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매출의 절반 이상은 건축·주택부문에서 나왔다. 건축·주택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7% 증가한 1조716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플랜트부문의 수익성이 6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며 실적 상승폭을 키웠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HDC현대산업개발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분할 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261억원, 15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5.9%, 10.3% 늘었다.
 
대림산업은 올 1분기 매출액 2조 8331억원, 영업이익 2450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사업 실적 개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115% 증가했다. 건설사업부 영업이익이 15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333% 급증했다. 분양 호조 속에 주택 가격이 상승한 결과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수익성이 한층 개선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조9950억원, 15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73.6% 증가했다. 국내외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은 영업이익 182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114억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17.7%, 순이익도 41.9% 줄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당기순이익 118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원가절감에 따른 결과다. 올 1분기 영업이익도 212억원으로 71.4% 증가했다. 다만 매출은 24.8% 감소하며 1조2175억원에 머물렀다.
 
현대건설은 매출 3조5382억원 영업이익 2185억원으로 각각 10.5%, 14.5% 감소하며 다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해외 대형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다만 순이익에서 156.1% 늘어난 1402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데는 2015년 이후 주택경기 활황에 힘입은 결과다. 통상 인허가 이후 3~4년 가량 지나면 준공이 이뤄지고 이는 건설사의 실적에 반영된다. 지난 2015년 주택인허가 수는 76만6000호로 2010년대 들어 가장 높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정부의 규제로 지난해부터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향후 실적을 견인한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주택 인허가실적은 3만8479가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5.5% 감소했다. 재건축 규제로 사업성 높은 수도권 지역의 인허가 실적은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양지영 R&C소장은 "서울 지역에는 공급수단인 재건축이 더 어려워졌고 경기지역은 택지개발이 마무리되면서 주택 공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협력을 통한 대북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SOC 예산 축소와 주택시장안정정책으로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보니 절실함이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 전망도 어둡고 SOC 예산까지 감소하면서 업계가 위축된 상황에서 남북 관계 개선은 또 다른 기회가 된다"며 "토목사업 중심 위주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다만 실질적으로 수주 성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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