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세기의 만남 지켜본 시민들 “놀랍고 뭉클하다”
문 대통령 군사분계선 넘어서는 순간 ‘환호성’…"세계적으로 남을 역사적 장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도 이정도는 아니야…남북관계에도 봄이" 기대·희망
2018-04-27 18:26:57 2018-04-27 18:26:57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을 지켜본 시민들은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놀랍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세기의 만남이 이뤄진 27일 서울시민들은 오전 출근길부터 지하철과 거리에서 두 정상의 만남을 지켜봤다. 
 
역사적 장면 놓칠세라 시선집중
 
평상시라면 부족한 잠을 청했을 시간이지만 이날 출근길 지하철을 탄 시민들은 졸린 눈을 비겨가며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직장인 이수혁(33)씨는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생중계로 시청했다”며 “정작 만남이 이뤄지는 시간이 근무시간이랑 겹친다”며 아쉬워했다. 대학생 최모(22)씨는 “원래 금요일 오전은 공강인데, 갑자기 보강수업이 잡혀서 학교에 가는 길”이라며 “아마 수업시간에도 교수님 몰래 시청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출발한 오전 8시쯤에는 창성동 별관부터 광화문광장 인근에 모인 재향군인회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문 대통령을 환송했다. 시민들도 대통령이 탄 차량이 지나가자 이내 가던 길을 멈추고 손을 흔들었다. 이미희(27·여)씨는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뭉클하고 감격스럽다”며 “몸 건강히 잘 다녀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MDL 넘어서자 곳곳에서 ‘환호성’
 
남북정상회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단연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시민들도 예상외 장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와 시청광장 스크린으로 해당 장면이 나올 때는 곳곳에서 크고 작은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들렸다. 
 
시민 최익현(44)씨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생각지도 못했던 장면이라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모(31·여)씨는 “순간 문재인 대통령도 멈칫한 거 같아 보였다”며 “안 넘어가시려고 하다 넘어가신 건지 모르겠지만 세계적으로 남을 역사적인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두 정상의 만남은 어린 학생들에게 교과서로 배운 것과는 다른 색다른 경험이었다. 자유학기제에 참여 중이라는 중학생 윤수정(14·여)양은 “교과서로만 보다 직접 보니깐 너무 신기하고 재밌다”며 “이렇게 흘러가면 정말로 통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태준(14)군은 “대통령이 통일을 실행하려고 하는 거 보니깐 정말 통일이 가까워진 거 같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대형 보드판에 시민들이 쓴 한반도 평화 메시지가 꽂혀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지난 시간 상쇄할 새로운 남북관계 기대
 
남북 두 정상이 11년 만에 얼굴을 맞댄 만큼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강순조(68·여)씨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이랑 만난다고 들었다”며 “부디 잘 좀 해결돼서 실향민도 오가고 연평도 포격 같은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이유로 휴가를 냈다는 김제문(41)씨는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가 펼쳐질 거라고 단언했다. 김씨는 “오늘 날씨만큼 남북관계에도 봄이 찾아온 거 같다”며 “앞으로 (한반도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펼쳐질 것 같다”고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청 광장 한쪽에 마련된 대형 보드판에도 시민들의 바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시민들은  ‘기차타고 떠나는 백두산 여행’,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반도 평화 드디어 이뤄진다’ 등 희망 섞인 글귀들이 눈에 띄었다. 
 
북에 대한 낮은 신뢰감…“정치적 쇼에 불과”
 
이런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한 정치적 쇼라고 평가 절하했다. 특히, 서해교전과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사건 등 과거 북한의 도발을 지켜봐 온 시민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서울역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던 김(83)씨는 “이때까지 북한이 한두 번 쇼한 게 아니다. 이번 만남도 뻔하다”며 “저러고 또 돈이나 안 달라고 하면 다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 같은 사람은 그동안 북한에 너무 속아서 이제 신경도 안 쓴다”고 덧붙였다. 
 
서보경(82·여)씨는 “남편이 6.25 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징병 돼 잘 안다”며 “북한이 무슨 생각으로 중국 가고 남한 대통령 만나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최근 북한의 변화된 모습이 예고된 수순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로 근무 중인 차재일(53)씨는 “대북제재 때문에 이미 북한은 넘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풍계리 핵실험장도 어차피 노후화돼서 폐기했어야 했다”며 “역사적으로 공산주의자는 믿을 게 못 된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 모여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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