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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셰일 붐'에 한국도 가세…셰일 본고장 미국은 수익성 우려
2018-04-08 16:14:37 2018-04-08 16:14:37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셰일 붐이 뜨겁다.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무게중심도 셰일로 옮겨지고 있다. 중국과 중동이 셰일 개발을 본격화했고 미국에 광구를 가진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셰일개발업체 지분 인수에 뛰어들었다. 반면 셰일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셰일사업에 대한 경영환경 악화 전망이 제기된다. 셰일업체들의 비용부담 우려에 사업전망 지수가 전년보다 하락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공개된 댈러스 연방준비제도의 1분기 조사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셰일업체들의 생산원가는 52달러로 전년 대비 2달러 상승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셰일기업들의 경영환경 악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미국의 뉴멕시코와 루이지애나의 에너지기업 140곳을 조사한 결과 사업전망 지수는 65.3으로 전년 65.8보다 하락했다"며 "미국 셰일업체인 Pioneer와 Devon 등은 셰일지역의 자산을 매각 중이며, 비용은 오르는데 생산성은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미국은 2010년대부터 셰일 개발을 통해 중동 중심의 원유시장을 허물며 '셰일혁명'을 일으켰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미국 내 셰일 생산이 늘지 않았고 비용부담만 커졌다. 실제로 미국 내 셰일업체들의 비용상승 추이를 보면 2013년 고점 이후 하락하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올랐다. 하반기 미국 셰일업체의 비용부담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진/뉴스토마토
 
미국 내 상황과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는 셰일 개발이 한창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차례 휩쓸고 간 셰일 열풍에 중국과 중동도 셰일 생산을 본격화했다. 중국은 올해 1월부터 자국 최대의 석유회사인 시노펙이 충칭시에 지은 셰일가스 LNG플랜트를 시범운영하면서 대량생산 준비를 시작했다. 중국의 셰일 매장량은 약 36조㎡로,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의 매장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도 셰일가스 생산에 돌입했다. 알제리는 셰일 개발을 위해 글로벌 석유회사들과의 계약을 검토 중이며, 캐나다 업체들은 개발인프라 투자를 확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SK가 셰일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달 21일 미국 셰일업체인 롱펠로우의 지분을 전량 인수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지분 인수에 필요한 구체적 금액과 미국 내 광구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지분 인수에만 약 3000억원이 쓰였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SK E&S는 지난 2013년 3억6000만달러를 들여 미국 텍사스의 우드퍼드 셰일광구 지분 50%를 인수했고, 2014년에는 SK이노베이션이 오클라호마 지역 내 광구 운영권을 획득한 바 있다.
 
글로벌 셰일 붐과 미국에서 제기되는 비용부담 우려에 대해 업계는 '미국 내 국한된 상황'임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나온 댈러스 연준의 분석은 미국 내 단편적 상황에 대한 이야기"라며 "그간 미국은 시추 등 개발업체들이 하청업체에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여왔지만, 최근 생산효율성은 부진한 상황에서 하청업체들이 비용 증가까지 요구하면서 셰일업체들의 비용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셰일의 본고장 미국의 상황은 업계에 주목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생태계 측면에서 누가 더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와 함께 자원의 채산성과 비용상승에 대한 문제는 장기적으로 업계에서 반복될 수 있는 이슈"라며 "셰일업계의 비용상승 이슈는 셰일 생산 축소로도 이어질 수 있고, 셰일 개발에 적극 진출한 SK이노베이션도 당면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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