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4월 임시국회가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면서 최저임금 개정 논의도 발이 묶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최저임금에 포함할 수당을 늘리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 하지만 개헌 및 추가경정예산안 등 민감한 정치 이슈와 얽히면서 관련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저임금법 개정은 국회 진통으로 이달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노사간 이견이 여전히 큰 데다,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 일정도 연기되는 등 험로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 환노위는 이달 초 경영계, 노동계,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들을 불러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대한 의견을 듣기로 했다.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 강성태 한양대 교수(최저임금위 공익위원)가 3일 환노위 고용노동 소위원회에 참석할 계획이었다. 4일과 6일은 노동계, 경영계 관계자가 소위에 참석해 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 신영선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 등 노사 전문가들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면서, 환노위 소위 일정도 전면 취소됐다. 야당은 방송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야당이 보이콧을 해제할 때까지 최저임금법 개정 논의는 재개가 어려울 전망이다. 때문에 최저임금법 개정은 이달 중 처리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9일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경예산안 관련 연설이 예정돼 있다. 10일부터 12일까지는 대정부질문이 잡혀 있다.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야당의 파상공세가 예상된다. 이후에야 환노위가 최저임금 개정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공청회를 진행하고, 여야간 이견을 좁히기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런 가운데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환노위 간사에 선임됐다. 자유한국당은 환노위 간사인 임이자 의원을 당 최저임금TF 위원장으로 기용했다. 임 위원은 한국노총 출신이자만 성향은 보수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이정미·임이자, 두 사람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충돌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치권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면 양대 노총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해진다. 법 개정이 지연되거나, 소폭의 개정만 이뤄질 경우 경영계의 반발이 뒤따를 수 있다. 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노사 모두 피로감도 높아졌다.
개별 기업의 노사는 다음달부터 올해 임단협에 들어간다.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결정되면 임금체계 개편에 돌입하게 된다. 복잡한 수당 체계를 단순화하고, 상여금 분할에 노사가 합의해야 한다. 올해 임단협의 최대 현안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게 노사 양측 모두의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최저임금 협상에 들어가고, 7월까지는 논의를 끝내야 한다"며 "내년 최저임금 협상을 합리적으로 하려면 현재의 불확실한 상황이 빨리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의 속내는 좀 더 복잡하다. 9일 오전 국회 앞에서 최저임금 개정에 반대하는 희망버스(최저임금 노동자의 봄 버스) 출범식을 연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국회를 압박하려는 취지다. 최저임금법 개정이 무산되는 게 노동계에게는 이득이다. 현행 산입범위를 유지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노동자가 받는 상여금 때문에 실제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인상률이 낮아졌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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