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타결로 현대·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미국 픽업트럭 시장 진출에 난항을 겪게 됐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의 관세장벽(25%)이 종전 2021년에서 오는 2041년까지 20년 연장됐기 때문이다. 미국 진출을 노리던 이들 업체들의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쌍용차는 관세 면제 시점에 맞춰 미국시장에 픽업트럭을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관세철폐 시한을 20년 더 연장함에 따라 기존 계획을 수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최근 3년간 미국 픽업트럭 시장 판매량 추이. 자료/오토모티브 뉴스
픽업트럭은 국내보다는 특히 미국에서 인기있는 차종이다. 미국에서 연간 판매되는 차량의 15%가 픽업트럭일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최근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소형차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고 덩치가 큰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전체 차량 판매는 1.8% 줄었지만 픽업트럭은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미국 차량 모델별 판매 순위를 살펴보면 포드의 F-시리즈를 비롯해 쉐보레 실버라도, 닷지 램 등 픽업트럭이 모두 판매 순위 1~3위를 차지 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미국시장에서 픽업트럭 인기가 지속되면서 두 업체는 관세 면제 시점에 맞춰 픽업트럭을 미국시장에 출시하겠다고 예고했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미국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HMA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산타크루즈를 기반으로 한 픽업트럭을 개발 중"이라며 픽업트럭 개발을 공식화한 바 있다. 산타크루즈는 2015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국제오토쇼에서 깜짝 공개된 모델이다. 당시 콘셉트카로 선보였던 싼타크루즈는 소형 SUV 기반에 중형 수준의 적재공간을 갖춘 모델로 설계됐다.
우리나라 자동차업체 중 유일하게 픽업트럭을 생산하고 있는 쌍용차도 미국시장 진출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FTA 재협상 내용이 이들 업체들의 미국 픽업트럭시장 진출에 있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쌍용차의 경우 미국 내 공장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픽업트럭 수출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또한 픽업트럭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할 예정이었지만 그럴수 없게 돼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은 이미 포드 등 로컬 자동차업체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가 유지되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픽업트럭의 미국시장 진출과 관련해서 확정된 바 없는 상황이지만 적극 검토 중에 있다"며 "픽업트럭 수출에 대한 관세 유지로 당장 미칠 영향은 없지만 향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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