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상승이 해외소비 증가 견인"
한은, 2000년 이후 증가세…"국내 고용·부가가치 생산엔 부정적"
2018-03-26 14:35:33 2018-03-26 14:35:33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해외소비의 주결정요인은 환율(원화가치 절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해외소비 변동요인 및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보면 2000년 전체 가계소비 중 2.0%를 차지했던 해외소비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을 제외하고 줄곧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과 유학연수(출장 등 업무관련 지출 제외)를 포함한 해외소비 규모는 작년 23조4000억원(1~3분기중)으로 전체 가계소비의 4.4%를 차지했으며,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했다.
 
해외소비를 결정짓는 변수를 1인당 국민소득, 저가항공사 접근성, 유학생 관련 제도변화 등 추세요인과 실질환율 변동, 국제유가 등 순환요인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최근 해외소비 확대는 실질환율 상승(원화가치 상승)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2012년10월 이후 계속 기준치(2010년=100)를 웃돌며 고평가되고 있다. 
 
2011년 대비 2012년부터 2017년 3분기까지 해외소비 비중 변화(1.6%포인트)에 대한 기여도를 따져보면 순환변동과 추세변동이 각각 1.4%포인트(실질환율 +0.5%포인트, 대체탄력성 +0.4%포인트, 국제유가 +0.3%포인트, 기타요인 +0.2%포인트), 0.2%포인트를 설명했다.
 
다만 최근 3년간 해외소비와 순환요인별 기여도에는 과거와 다른 모습이 관찰된다. 국내외 소비 간 대체탄력성, 국제유가 등 요인의 기여도가 높아진 것이다. 대체탄력성은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된 2004년을 기점으로 국내여행과 일본, 동남아, 중국 등 근거리 해외여행이 대체(경쟁) 관계에 놓이면서 영향력이 커졌다.
 
우리나라의 해외소비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지만 국제비교에서는 평균수준인 것으로 조사된다. 2016년 기준 가계의 해외소비비중(명목기준 3.8%)은 10개 선진국 및 소규모개방경제국들 중 상하위 25%를 제외한 해외소비비중 범위(3.0~4.5%)의 중간 수준이다. 비교대상(42개국)이 더 많은 세계관광기구(UNWTO) 통계 비교에서도 가계소비 중 여행지급액이 차지하는 비중(4.0%)이 중간값(3.9%)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근 중국과의 사드 갈등여파로 여행수지 적자 문제가 심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해외소비 규모가 우려할 만큼 크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소비 확대에 따른 국내 고용, 부가가치 생산 등에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여행 및 교육산업의 경우 수요가 1조원 감소할 때 고용은 각각 1만8000만명, 1만2000만명 감소한다. 같은 충격에 2000만명이 감소하는 전기·전자기기 산업에 비해 그 영향이 수배에 달한다. 김민수 한국은행 조사국 과장은 "해외소비 비중의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소비와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여행 및 교육산업의 고용 및 부가가치에 대한 효과가 제조업 및 여타 서비스업보다 큰 점을 고려할 때 해당 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외소비는 실질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무역분야 문제를 완화한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 측면도 있다. 상품수출이 증가하는 세계경기 호황기에는 실질환율이 상승해 해외소비가 크게 늘어나는데, 이는 서비스(여행) 수지 적자폭 확대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과도해지는 것을 막는다. 반대의 경우에는 경상수지 적자폭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최근 미 트럼프 정부가 각국의 대미 경상수지 흑자 등을 근거로 환율절상 압박, 관세부과 조치 등에 나서는 상황을 감안할 때 해외소비가 나름의 완충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해외소비 비중 및 지출액, 해외소비 비중 변화 기여도 분해. 자료/한국은행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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