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해진 "차갑지 않아요. 유머러스하답니다~"
외모 싱크로율·연기력…'치인트'서 두 번 연속 '정우 선배' 연기
"언젠간 블랙 코미디 장르도 도전해보고 싶다"
입력 : 2018-03-13 16:58:54 수정 : 2018-03-13 17:00:08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웹툰 속 그 모습 그대로인데?’란 착각이 잠시 들었다. 사실 그의 모습을 보면 이런 착각은 반드시 하게 된다. 순정 만화 작가 분들 중 분명 누군가는 이 배우를 모델로 그렸을 것이다. 그런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머릿속에선 분명 ‘사실’이라고 오류를 일으킬 것 같다. 배우 박해진을 실제로 본다면 누구라도 이런 오류의 개념을 떠올리게 되고 말 것이다. 이건 ‘잘생김’이란 개념으로 따지고 들기엔 너무 설명하기 힘든 다른 이유도 많다. 박해진은 멜로부터 강한 남성미의 마초성까지 담고 있는 복잡한 연기적 트릭을 소유하고 있다. 그래서 로맨스이지만 스릴러적인 요소도 다분한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란 웹툰 역사상 최고의 메가 히트작 속 남자 주인공을 두 번이나 맡았을 것이다. 전무후무한 케이스의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을까.
 
박해진. 사진/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12일 오후 서울 통인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해진은 의외로 털털하고 유머러스했다. 외모는 누가 봐도 탄성이 터져 나올 정도의 잘 생김이 흘러내렸다. 사실 이런 외모의 배우들이라면 내성적이고 낯가림도 심한 편이다. 이유도 모르겠지만 오랜 시간 동안 인터뷰로  만나온 미남 배우들의 평균치는 분명 그랬다. 묘하게도 박해진은 그런 비율의 법칙 속에서 조금은 바깥 쪽에 위치해 있었다.
 
“저 의외로 코미디를 아주 좋아해요. 좀 차갑게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절대 아니에요. 되게 실없어요. 하하하. 주성치 영화 되게 좋아하고. 혼자 집에서 보면서 피식거리고 방바닥 구르기로 하구요. 그리고 제가 뭘 잘생겼어요. 전 진짜 잘생긴 선배님들에 비하면 비교 대상도 못되죠. 아니 그 이하에요(웃음). 그저 아직도 연기를 위해 노력하는 생짜 신인 초짜일 뿐이죠. 아휴.”
 
그럼에도 그는 ‘치인트’에서 두 번 연속 같은 배역을 연기했다. 웹툰 역사 속에서 가장 매력적이라는 ‘유정 선배’를 두 번이나 연기했다. TV드라마에서 한 번 그리고 영화에서 다시 한 번. 전 세계 콘텐츠를 들춰봐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케이스다. 그만큼 그의 외모 싱크로율 그리고 연기가 뒷받침 됐으니 가능한 것이었다. 
 
박해진. 사진/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너무 과찬이세요(웃음). 우선 다시 제안이 왔을 때 머뭇거렸던 것도 사실이에요. 같은 작품에서 같은 배역을 매체가 다른 형태로 다시 보여드린다?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일 것이라 생각했죠. 이미 한 번 봤던 모습을 관객들에게 다시 ‘이런 점이 다르다’라고 보여드려야 하니. 뭔가 다른 점이 있지 않을까? 16부작 드라마와 달리 2시간으로 펼쳐지는 영화에선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한 어떤 임팩트가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출연을 결정했어요.”
 
같은 작품을 두 번 연속 소화했다. 고민했고 또 우려했던 지점이 모두 해소됐을까. 평소 웹툰 광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지만 ‘치인트’처럼 대명사가 된 작품을 두 번 연속했으니 자부심도 있을 것이고 또 더욱 걱정이 앞서는 지점도 있을 듯하다. 자신이 생각했던 우려스러움과 만족감은 어땠을까.
 
“일단 걱정했고 우려했던 부분이 말끔하게 해소되지는 않았어요.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이 아닌 배우로서의 연기적인 부분이죠. 영화나 드라마 모두 원작의 재미를 전부 다 담았다고 보기는 힘들어요. 매체가 가진 한계성은 분명 존재하니. ‘치인트’가 사실은 다양한 인간군상의 심리전을 엿보는 재미가 있잖아요. 이걸 16부작 드라마 혹은 2시간의 영화로 담기에는 처음부터 불가능하죠. 만약 제한이 없는 웹드라마 형식으로 만든다면? 제가 아닌 다른 어린 친구들이 한다면 원작 팬들이 더 좋아할 것이란 생각은 들어요.”
 
박해진. 사진/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사실 박해진이 ‘치인트’를 통해 전하고 싶은 감정은 의외로 쑥스러움이다. 2년 전 드라마로 제작할 당시에도 대학생 역할을 하기엔 민망함이 있었다. 2년이 흐른 뒤 지금은 30대 중반이 넘어섰다. 영화 속에선 고등학생 교복까지 입고 나온다. 다시없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했지만 민망하고 쑥스럽단다. 외모 싱크로율 100%란 팬들의 칭찬이야 감사하지만 본인이 느끼는 민망함은 어쩔 수 없다고,
 
“와, 진짜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까요(웃음). 올해 제가 서른 여섯살이에요. 분명히 제가 연기하는 ‘유정 선배’가 캐릭터로 와닿지 않으시는 분들도 있으실거에요. 당연하죠. 그런데 고등학생은 정말 죄송해요. 하하하. 감독님하고도 상의했는데 고등학생 역할은 아역으로 갈지도 논의를 했었어요. 근데 두 신 뿐이어서 그냥 가는 걸로 했죠. 하하하. 그냥 박해진이 아니라 캐릭터로 봐주시길 바랄 뿐이에요. 그나마 닮았다고 칭찬해 주시니(웃음)”
 
직접 만나기 전 박해진에 대한 인상은 사실 좀 차가운 면이 많다. 잘생긴 외모와 최근 그가 출연해 온 작품 속 이미지 그리고 ‘치인트’ 속 ‘유정 선배’의 모습 등. 박해진은 어느 순간부터 잘생기고 거만한 말수 적은 도시남의 모습이 구축돼 갔다. 하지만 이날 만난 모습은 처음 언급했던 그대로다. 밝고 명랑했다. 아니 의외로 유머러스했다. 수다쟁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말수도 많았다.
 
박해진. 사진/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하하하. 뭐 차갑고 싸가지 없고? 절대 그렇지는 않아요. 근데 낯은 좀 가리는 것 같아요. 글쎄요. 전 대외적으로는 저에 대한 이미지가 살짝은 어려운 느낌이 있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해요. 이게 쉽게 말하면 쉬운 사람으로 보이기 싫다는 말이에요. 최소한의 저 자신에 대한 방어권 정도의 느낌은 갖고 가고 싶어요. 근데 친해지면 되게 싶기도 해요. 하하하. 반대로 ‘유정’이란 인물은 작품 속에선 복잡해 보이지만 의외로 순수한 사람?(웃음)”
 
닮은 듯하면서도 닮지 않은 ‘유정 선배’를 두 번 연기하면서 상대역으로는 각기 다른 여배우와 호흡했었다. 드라마에선 ‘김고은’이 ‘홍설’을 연기했다. 영화에선 오연서가 2대 홍설로 등장했다. 각기 다른 매력이 차고 넘치는 여배우다. 배역 싱크로율을 논한다면 영화 속 ‘홍설’인 오연서가 좀 더 앞선다. 팬들이 온라인에서 논하는 싱크로율 퍼센티지에서 오연서는 100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었다.
 
“두 분 다 매력은 차고 넘치죠. 괜한 말이 아니라 진짜에요. 보셨으니 아시잖아요(웃음). 드라마 속 홍설은 아주 솔직하고 귀여운 면이 강조됐죠. 김고은씨가 실제로 딱 그랬어요. 반면 영화 속 ‘홍설’은 똑 부러지는 면이 있죠. 웹툰 속 ‘홍설’가 좀 더 비슷한 면이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외모도 사실 좀 더 싱크로율이 높아 보이고. 고은씨가 별로란 건 아닙니다. 하하하.”
 
박해진. 사진/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박해진에게 이젠 ‘유정 선배’는 때어 낼 수 없는 타이틀이 돼 버렸다. 몇 년 뒤 아니면 10년 뒤 ‘치인트’가 다시 드라마 영화로 만들어진 다고 해도 박해진의 아우라를 넘어설 ‘유정 선배’가 나오기는 힘들 듯 하다. 그만큼 박해진에게 ‘유정 선배’는 꽤 의미 있는 캐릭터이고 어떤 발판을 마련한 작품 속 인물이 돼 버렸다.
 
“데뷔작 ‘소문난 칠공주’를 통해선 연하남 캐릭터로 불렸었죠(웃음). 이후에는 멜로나 로맨스가 많이 들어와서 그런 이미지를 좀 벗어보려 노력했고. ‘나쁜 남자들’을 통해선 강한 이미지 악역 이미지도 얻게 됐고. 글쎄요. 굳이 벗어야 할까요? 시간이 지나면 또 박해진에게 가장 어울리는 작품과 캐릭터가 나오지 않을까요. 언젠가는 블랙 코미디 같은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코미디 배우 박해진? 하하하.”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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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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