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규제개혁 지체…생산성 없는 기업 버티기 늘려"
최근 기업 간 생산성 격차 심화…한은 "경제성장에 악영향"
2018-03-07 17:46:17 2018-03-07 17:46:17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최근 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와 함께 기업 간 임금격차 확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BOK이슈노트:우리나라 기업 간 생산성 격차 확대의 배경과 총생산성 및 임금격차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우리 경제전체의 생산능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중 연평균 5.0%에서 2011~2015년중 3.4%로 하락했다.
 
경제성장과 임금증가가 생산성에 의존하고, 생산성 향상이 기업단위에서 주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거시적 측면에서 총생산성이 감소하고 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커졌음을 의미한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 차장 등이 약1만5000개 기업의 미시자료가 담긴 KIS-value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생산성 분포상 상위 5% 기업의 생산성은 나머지 기업들에 비해 생산성이 9~11배 높고, 임금도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기업 간 생산성 격차 확대는 경제의 총생산성 약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 간 생산성 격차 확대는 서비스업의 경우 2000년 이후 전기간에 걸쳐 총생산성 감소요인으로 작용했고, 제조업은 금융위기 전에는 총생산성 증가요인이었으나 위기 이후 감소요인으로 전환됐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내 기업 간 생산성 격차 더 크게 나타났다. 
 
최근 기업 간 생산성 격차 확대는 생산성이 높은 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된 요인보다 생산성이 낮은 기업의 생산성 개선이 지체된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선도그룹(생산성 분포 상위 5% 기업)과 후행그룹(나머지 기업) 간 생산성 격차를 절반으로 줄이는데 필요한 시간은 제조업의 경우 2000~2004년중 1.6년에서, 2011~2015년중 2.1년으로 늘어났다. 서비스업은 같은 기간 2.4년에서 3.1년으로 늘어났다.
 
후행그룹을 업력에 따라 청년기업(0~5년), 중년기업(6~10년), 한계 장년기업(10년 이상·2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 여타 장년기업 등으로 나눠 생산성을 측정한 결과 청년, 중년기업의 생산성은 빠르게 개선됐지만 한계 장년기업의 생산성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우려할 점은 후행그룹 중 한계 장년기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후행그룹 내 신규기업의 진입, 비효율적 기업의 퇴출이 약화되고 기존기업의 기술향상이 부진한 것은 시장의 역동성과 경쟁압력이 저하됐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후행그룹의 생산성 정체 원인으로는 규제개혁 미흡 등이 꼽혔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상품시장 규제지수에 따라 업종별 생산성 격차 변화를 따져보면 규제가 빠르게 완화된 운송·통신 서비스업의 생산성 격차는 상당폭 축소된 반면, 규제완화 속도가 더뎠던 사업서비스, 전기·가스업은 오히려 격차가 확대됐다. 
 
최 차장은 "제조업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서비스업은 신산업과 사업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경쟁제한적 진입 및 영업규제의 완화를 통해 시장의 역동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고용불안, 사업실패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직무교육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도 동시에 추진해 정책 간 시너지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행그룹의 기업업력별 상대적 생산성 및 기업수 비중. 자료/한국은행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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