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정부가 이달 중 태양광과 풍력 연계형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조정한다. REC는 500메가와트(㎿) 이상 대형 발전사가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로부터 구매하는 인증서다. 정부는 ESS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설비를 연계하면 전력생산량을 실제보다 5배 더 생산한 것으로 인정해줬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REC 가중치를 4.5로 낮출 것으로 보여 ESS 보급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중 태양광·풍력 연계형 ESS의 REC 가중치 수정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 뒤 늦어도 3월 말까지는 최종안을 확정한다. 현재 REC 가중치는 5.0이고, 올 하반기부터는 10% 떨어진 4.5로 정해지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공기업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에 따라 전력 생산량의 일부를 반드시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각 발전사가 자체적으로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신재생 발전사업자에게 REC를 살 수 있다. RPS 과징금보다 인증서 구입비가 더 저렴하기 때문에 사실상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태양광, 풍력 발전소의 불안정한 전력 공급 문제를 해소할 목적으로 ESS를 연계해 발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5.0의 가중치를 부여했다. 예를 들어 100킬로와트(kw) 미만 태양광발전사업자는 1.2의 가중치를 적용하지만, 태양광과 ESS를 연계한 발전사업자는 실제보다 5배 많이 전력을 생산한 것으로 인정한다. 올 하반기부터 가중치를 낮추면 ESS 연계사업자들이 얻는 수익도 그만큼 낮아지는 셈이다. 쉽게 말해 ESS 투자 유인 효과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런 정부 기조가 알려지자 ESS 제조사와 태양광발전 설계·조달·시공(EPC)업체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REC 가중치가 낮아지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성이 낮아져 ESS 수요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ESS로 출력 안정성을 보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겠다던 당초 산업부 취지와도 동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신재생에너지업계 관계자는 "ESS 투자비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REC 가중치가 낮아지면,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를 아무리 많이 짓더라도 출력 안전성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REC 가중치가 떨어지더라도 ESS용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ESS 가격이 과거 MW당 8억원에서 최근 5억원으로 떨어졌고, 앞으로 계속 하락할 것"이라며 "ESS의 기여도 등을 따져 가중치를 이달 중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ESS 가격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리튬이온배터리인데, 주요 원자재인 코발트 값의 변동폭이 크다는 점에서 산업부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 값은 1년 새 71% 폭등했다. 리튬이온배터리 가격은 ESS 제조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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