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벽에 막힌 철강, 후판·자동차 강판 공급과잉 지뢰밭은 여전
내수시장 공급과잉 위험…미국발 무역전쟁으로 시황 악화하면 수익성 '직격탄' 우려
"시황회복에 가려 중복 투자 외면…내실 다질 방안 모색해야"
2018-03-04 18:56:24 2018-03-04 18:56:24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국내 철강업계를 둘러싼 안팎의 상황이 지뢰밭이나 다름없다. 밖에서는 미국이 외국산 철강에 무차별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무역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면, 안에서는 내수시장의 공급과잉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철강업계는 지난 2016년부터 철강재 가격상승과 수출 다변화 전략으로 일부 철강재의 공급과잉과 그에 따른 수익성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반덤핑 관세로 무역전쟁을 촉발하면서 국내외 철강시장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추가 관세에 따른 피해는 세아제강과 넥스틸, 휴스틸 등 강관 제조사들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정적 파급효과는 철강업계 전반을 덮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업 전체가 침체에 빠질 경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철강재는 조선용 후판과 자동차용 강판 등이 꼽힌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32억6000만달러(약 3조5000억원)로 후판과 냉연강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4%(1억1200만달러), 1.2%(4400만달러)이다. 금액 규모만 놓고보면 대미 수출비중이 높지 않다. 하지만 전체 생산설비 가동률이 70%대에 그치고 있어 국내외 시장이 쪼그라들면 그만큼 생산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16년 기준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총 후판 생산능력은 1250만톤으로, 생산량(950만톤)을 크게 웃돌았다.
 
 
냉연강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철강재 기초제품인 열연강판을 한 번 더 압연해 가공한 고품질 철판으로 주로 자동차 차체와 전자제품 등에 사용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포함한 국내 14개사의 2016년 기준 공장가동률은 75%로, 2012년(79%) 이후 7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미국과 인도 등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2016년에는 수출량이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자국 철강업을 보호하려는 국가 간 힘겨루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동차업종으로 무역전쟁이 확전되면 수요 감소에 따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무역전쟁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를 설득하는 작업과 함께 철강업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 당시 산업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컨설팅을 실시하고, 이를 이행하기로 했지만 업계가 이견을 보여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산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황이 회복되면서 문제가 잠시 가려졌을 뿐 중복투자에 따른 공급과잉 문제는 언제든 터질 시한폭탄"이라며 "국내 철강산업의 현황을 재점검하고 과잉 생산설비는 축소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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