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국회의원들이 내년도 예산안 증감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던 중에도 자신의 지역구 예산은 살뜰하게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사회 예산과도 같은 불교사찰 예산은 정부안에 없던 것들이 무더기로 편성됐다.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불교계 관련 예산은 총 673억6100만원으로 정부안인 633억8500만원 대비 40억원 가까이 증액됐다.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의 2018년도 전체 예산인 827억8250만원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전통종교문화 유산보존 분야 예산은 정부안인 258억5300만원보다 10억7600만원 신규 반영됐고 종교문화시설건립 예산이 당초 375억3200만원 대비 29억원 더해지면서다.
경기도 성남시의 봉국사 염화실 보수(2억원)과 경북 포항 임허사 공양간 건립(2억원), 전북 순창의 일광사 대응전 개축비용(2억원) 등은 당초 정부안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부산 금정의 범어사 사자암 관음전 해체보수 비용도 정부안인 1억5000만원에 5000만원이 증액됐다.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구축을 위한 예산도 당초 18억원에 2억원이 추가 편성됐고 학도암 삼성각 단청공사와 관련해서도 나랏돈 7600만원이 신규 반영됐다. 이밖에 고창 유교문화 체험관 건립(9억원), 무소유 불교 문화기념관 건립비용(3억원) 등도 모두 정부안에는 없던 사업으로 각 지역의원들이 민원성 예산을 막판에 끼워 넣는 쪽지 예산 관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불교계 지원예산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문체부는 현재 불교계 지원예산을 책정한 뒤 주요금액을 조계종 산하기관에 위임한다. 하지만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계종에서 직접 사업선정 위원을 선정하는데 이 과정에 있어 나눠 먹기 식 집행 관행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종교인 과세와 지방선거가 내년도에 맞물린 점도 불교계에 국고보조금을 퍼준 계기가 됐다. 정부는 내년부터 종교인에 매달 또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돈에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불교계는 과세 대상이 많지 않은 불교계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역 의원들이 불교사찰의 다소 불투명한 회계내역이 있더라도 눈감아주는 분위기가 팽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불자회 회장인 오영훈 의원은 “이번 불교계 국고 지원을 두고 공정성 검증이 충분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도 실시를 앞둔 종교계 과세 문제로 협의가 쉽지 않았던 탓에 지난 정부의 편성방침과 비교해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앞둔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속개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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