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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감찰관보 "경찰, 우병우 아들 의혹 조사 비협조"
백방준씨 법정 증언…"항의받은 서울경찰청장 '모르쇠'"
2017-12-04 17:09:50 2017-12-04 17:09:5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백방준 전 특별감찰관보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의 '꽃보직' 의혹 관련 조사 당시 경찰의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울경찰청장에게 직접 항의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재판장 이영훈) 심리로 진행된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 26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백 전 감찰관보는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우 전 수석 아들 관련 감찰 협조를 받는 데 상당히 애를 먹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청에 가서 인사 및 복무 사항 관련 정보를 열람하고 목록을 작성했다"며 "목록을 보내면 바로 주기로 했는데 막바지에 열람 및 목록작성에 참석하고 있던 간부가 어디 불려갔다 오더니 보내드리기는 할 테니 돌아가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다음부터 삐걱거리면서 서면 자료가 잘 안 오고 애를 먹어 서울청장에게 직접 전화해 항의했다"고 부연했다.
 
검찰이 "청장이 항의하니 뭐라고 했냐"고 묻자 "전혀 모른다는 듯이 얘기했다"며 "첫 번째 통화와 달리 4~5일 후 다시 전화하니 뉘앙스를 달리 얘기하면서 '줄 수 있는 거 다 줬다. 나머지는 사생활 보호 검토 필요한 건데 왜 서두르냐'는 등의 이의제기나 항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백 전 감찰관보는 지난해 7~8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함께 우 전 수석의 아들 '꽃보직' 의혹과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유용 의혹을 감찰했다. 이 전 감찰관도 지난달 27일 증인으로 나와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우 전 수석 아들의 '꽃보직' 의혹에 대한 감찰이 이뤄진 건 지난해 8~9월로 당시 이상원 전 서울경찰청장이 재직 중이었다. 그는 지난해 8월 간담회에서 이 전 감찰관이 서울경찰청의 비협조를 비판한 데 대해 "청와대가 경찰의 목을 비틀어놨다고 하는 건 감찰관이 할 말이 아닌 것 같다"며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다.
 
백 전 감찰관보는 우 전 수석이 '감찰권 남용'을 거론하며 감찰관실에 한 장짜리 답변서를 보내왔다고 밝히며, "우 전 수석이 검찰에 응할 생각이 없고 감찰이 마무리되면 향후에 뭔가 조치가 반드시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국정농단 방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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