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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당국과 '코드맞추기'…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 본격화
NH·신한 이어 키움증권 동참…실적 악화 영향 크지 않을 듯
2017-10-10 15:32:26 2017-10-10 15:35:40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높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문제 삼으면서, 이자율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로 인해 실적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그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를 통해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합리화를 우선추진 과제로 선정해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1~15일 단기 기준 이자율이 유일하게 10%를 넘는 키움증권(039490)이 11월3일 매매분부터 이자율을 인하하며, 적용 방식도 소급법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앞서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도 하반기 들어 이자율을 인하했다. 
 
박스피 돌파 등 주식시장 강세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이자율도 합리적으로 매겨져야 한다는 요구가 늘면서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일정한 증거금을 주고 증권사로부터 주식거래를 위한 매매대금을 빌리는 것으로,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7월말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8조5000억원으로 2015년(6조5000억원)과 2016년(6조8000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에서도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조정되지 않고 있다. 2012년 7월 3.0%이던 기준금리는 2013년 5월 2.50%, 2014년 10월 2.0%, 2015년 6월 1.50%,  2016년 6월 1.25%까지 꾸준히 떨어졌다.
 
시중 이자율에 비해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지나치게 높은 실정이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구간별로 이자율을 적용하는 '체차법', 융자 종료시점 이자율을 전 융자 기간에 소급 적용하는 '소급법'으로 구분되는데, 기간별로 ▲1~15일 5.9%~11.75% ▲16~30일 6.2~9.8% ▲31~60일 6.6~10.5% ▲61~90일 6.9~11.5% 수준이다. 180일 초과 이자율은 7.2~12.0%, 연체율은 9.0~15.0% 수준이다.
 
9월말 기준 1~15일 이자율은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동부증권(016610)(5.9%)이 가장 낮고, 키움증권(11.75%)이 가장 높았다. 16~30일은 삼성증권(6.2%)이 가장 낮고, 키움증권(9.8%)로 가장 높았다. 180일 초과의 경우 미래에셋대우(7.2%)가 가장 낮고, 유진투자증권(001200)(12.0%)이 가장 높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11.5%로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를 통해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합리화를 우선추진 과제로 선정해 추진 중이다. 사진/뉴시스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하하더라도 실적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마다 수익구조 다변화를 시도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이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자율을 1~2%포인트 인하할 경우 증권사별 당기순이익은 0.1~0.7% 정도 감소가 예상된다"며 "매년 신용거래융자금이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영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균이자율 인하 자체가 큰 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들이 이자율이 크게 낮출 경우 오히려 신용거래융자금이 더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회사별로 적정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높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부담하는 데 대해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적정하게 책정되도록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소비자가 회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비교공시도 개선할 방침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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