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의 주요 고려 사항으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을 꼽고 관련 변수의 경제적 영향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달 29일 인천에 위치한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 간담회에서 "통화정책방향과 관련해서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더 나아간 메시지를 줄 여건은 아니다"라며 "여전히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통화정책의 움직임 두 가지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이슈"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북한의 핵실험, 탄두미사일 발사, 국제연합(UN)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등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며 "북한의 (대북제재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불안을 느낄만한 설전이 오갔고 북한 관련 리스크는 한 달 전보다 더 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총재는 "최근 금융시장 가격변수를 보면 변수의 변동성이 높아진 게 사실이지만 다행히 지표상으로는 실물경제에 부정적 효과가 아직까지는 파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북한 리스크가 앞으로 고조된다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 높아질 것이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위축될 가능성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럴 경우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 위원들의 금리예상경로가 크게 바뀌지 않았고,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물가가 낮은 상태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점진적이지만 꾸준하게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을 분명히 시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저임금 기간제 근로자, 고령층 중심의 고용으로 고용증가가 충분한 임금상승으로 이어지지 못 한 점, 온라인 거래가 확대된 점 등 구조적 요인과 경기적 요인이 성장과 물가의 관계를 흩트린 것으로 평가하며 "구조적 요인들이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옐런 의장이 밝혔 듯 성장세가 지속되면 유휴생산능력이 해소돼 물가오름세를 제약했던 요인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 부근의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 중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리가 채택한 물가안정목표제는 중기시계의 물가흐름에 중심을 두는 신축적 물가목표제"라며 "현재 물가수준이 목표범위를 벗어나더라도 중기적 흐름이 목표범위에 든다면 경기나 금융안정에 포커스를 두고 통화정책을 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정책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해 나가지 않으면 언젠가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하고, 레버리지가 확대돼 금융안정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어 인플레이션율이 2%에 도달할 대까지 현재의 (완화적)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옐런 의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저희는 이 말에 공감을 하고 있다. (신축적 물가안정목표제의) 원리에 입각하면 지금의 물가수준에만 국한하지 않고 중기적 흐름을 보고 경기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완화정도의 조정은 검토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조만간 종료할 것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영란은행(BOE)도 내부적으로 완화정도 축소 의견이 제시된다 바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BOC)는 7월에 이이 9월에도 정책금리를 인상했다"며 "이런 움직임은 각국 경기의 회복세를 반영하는 것이기는 하나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동시에 이뤄진다면 우리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연휴라 하더라도 그 흐름을 면밀히 지켜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8·2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가계대출이 예년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10월중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관리 종합대책의 효과를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10일을 만기로 하는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연장 계약과 관련해 "우리도 가급적 빨리 결론을 내고 싶은 생각이 있고, 중국인민은행도 그에 대해서는 입장이 다르지 않다"며 "협의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생긴다. 내일(30일)도 협의를 진행할 것이지만 상대방 입장이 있기 때문에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