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세수부족으로 복지공약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조세관련 정책들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과거 수십년 동안 한동안 중단됐던 종교인 과세 문제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이번 종교인 과세 추진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이전과는 달리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의 종교인 비과세 행정에 대한 불만의 반로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종교인 소득세 과세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종교인 과세는 지난 해 조세소위원회에서도 쟁점 사항이었다. 당시 국회와 정부가 협의를 거쳐 최종 수정안 까지 마련했었지만 종교계의 반발로 무산되고 이후 논의가 흐지부지 되고 있었던 사안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기획재정부는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논란의 핵심이었던 종교인 과세 문제를 제외했다. 종교인 소득세 과세 문제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협의와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수정안까지 마련된 시행안을 제외했다.
당시 종교인 소득에 대해서도 과세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으며 종교계에서도 천주교와 일부 대형교회가 스스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고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계종까지 종교인 과세에 대해 기본적인 수용입장을 밝혔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정작 세법 시행령 개정안에서는 빠졌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이 종교인 소득에 대해 과세하지 대해 불만을 표시해 왔다. 헌법상 당연히 이행해야 하는 의무임에도 단순한 법적 문제와 기술상의 방법 등을 이유로 들어 종교인 과세를 하지 않고 있었던 정부는 어찌보면 직무유기를 해왔던 것 아닐까.
과세에 대한 종교인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성직은 근로로 볼 수 없는 신성한 것이기에 과세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는 시대상황에 뒤떨어진 낡은 논리다.
외국의 경우에도 종교인 과세는 이미 당연한 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독교가 국교인 독일의 경우 종교세를 거두어 각 교회에 운영비로 다시 나눠 준다. 목사는 준공무원 신분으로 월급을 받으며 일반 근로자와 똑같이 원천징수를 한다.
미국은 독일과 달리 교인들의 헌금으로 운영되는 개별교회체계임에도 목회자들이 세금을 내고 있다. 미국 감리교에서도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납세는 국가에 대한 의무라고 교단의 정관에 명시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시대에 종교의 신성과 존엄을 앞세워 세금을 내려 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그 성직자에 대한 존경심을 떨어지게 하는 행동이 될 것이다.
이제 얼마 있으면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들은 자신들의 1년간의 근로소득세 세금을 다시 정산하는 연말정산을 하게 된다. 평소 월급을 받을 때 '유리지갑이'라고 불릴 만큼 세금을 공제해 왔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한푼의 세금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을까 발품을 팔고 서류를 준비한다.
자영업자 개인 사업자들도 해마다 5월이면 종합소득신고를 위해 영수증을 챙긴다. 그런데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 십억원에 이르는 소득을 얻고 있는 종교인들이 단 한푼의 세금도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불평등한 일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은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조세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종교인 소득이 사례금으로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올해 안으로 종교인 과세에 대한 과세방침이 결정되지 않으면 이 조항을 삭제하거나 시행시기를 또 연기해야 한다. 부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라는 과세형평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의 추진력을 이번 종교인 과세 추진에서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