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에 결국'…중국 롯데마트, 10년만에 철수
112개 매장 매각 착수…사드논란 재점화·눈덩이 적자에 '백기'
입력 : 2017-09-15 10:30:49 수정 : 2017-09-15 10:30:49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롯데마트가 결국 힘들게 버텨오던 중국 사업을 2007년 진출 이후 10년만에 접는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영업정지 등 잇단 보복조치에 최근까지 총 7000억여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개선 기미가 보이질 않자 결국 6개월 만에 중국 롯데마트를 매각키로 한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롯데마트 처분을 위한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112개 매장 전체를 매각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협상 조건에 따라 일부만 매각하는 차선책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는 지난해 9월부터 시련이 시작됐다. 정부가 사드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군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CC를 지정하면서 중국 내에서 낙인이 찍혔고, 사드 배치에 불쾌감을 드러내던 중국이 롯데마트를 집중 타깃으로 한 보복조치를 이어왔다.
 
실제 지난해 11월부터 소방점검, 세무조사 등 불시 단속의 집중포화를 맞았고, 벌금 부과 등에 이어 올 3월부터 매장에 대한 영업정지가 잇따라 전체 매장의 77%인 87곳이 문을 닫은 상황이다. 나머지 점포도 사실상 휴점 상태다.
 
매출은 급감 등 실적 악화는 당연했다. 올 2분기 중국 롯데마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2840억원)의 10%에 불과한 210억원에 그쳤고,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해 연간 매출 감소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왔다.
 
그럼에도 롯데측은 철수 불가를 강조해왔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올 3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절대적으로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기를 바란다"며 사업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올 3월 3600억원을 긴급 지원했고, 최근에도 3400억원을 추가로 수혈하며 지원을 이어왔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그룹 총수와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에도 결국 매각 수순을 밟게 된 것은 더 이상의 손실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한·중 관계 개선을 내심 기대했지만, 안보 이슈가 더 불거지고 사드 논란도 재점화 된 것이 롯데에게도 악재가 됐다"며 "관계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막대한 손실을 감당하며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각 수순을 밟게 된 중국 롯데마트는 현지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해왔다. 2007년 중국에서 운영 중이던 네덜란드 마크로 매장 8곳을 인수하면서 중국에 진출했을 당시 인수 비용만 1조2000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선 이미 중국 내 유통업체 시장이 포화 상태가 돼 중국 롯데마트의 매각작업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 내 점포가 철수작업에 들어간 것은 맞다"며 "상황에 따라 일부매장만 매각할 수 있지만 일단 전 매장을 매각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증권가에선 이번 매각작업이 롯데쇼핑 전체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쇼핑 영업 정상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 중국 사업이 매년 100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해왔기 때문에 사업 철수로 시가총액 기준 1조원의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빠른 매각만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는 판단이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 영업 정상화의 시작은 중국 마트 사업의 정리에서 시작되야 할 것"이라면서 "국내 소비경기가 아직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못하지만 지배구조 문제로 혼란에 빠졌던 롯데쇼핑의 영업 상황도 정상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영업이 정지된 중국 롯데마트 매장을 중국 공안이 지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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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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