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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에 '김승유사단' 최흥식 시향 사장(종합)
금감원 노조, 강력 반발…여당 "보수정권 핵심인사 측근 부적절"
김승유-장하성 고려대 인맥 주목…한국금융 고문 복귀후 존재감 키워
2017-09-06 18:13:53 2017-09-06 23:07:44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6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차기 금융감독원장으로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사장을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임명제청을 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최 사장은 경기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참여정부때 금융연구원장을 맡았고, 연세대 교수로 일하다가 지난 2010년 하나금융에 영입됐다.
 
이번 '최흥식 카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추천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유력 후보였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은 금융경력이 전무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최 사장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 2010년 김 전 회장의 영입으로 하나금융연구원장과 지주사 사장을 역임해 이른바 금융권의 '김승유사단'으로 통한다.
 
김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대학 61학번 동기로, MB정권 당시 모두가 인정하는 금융권 실세였다. 이 전 대통령과의 두터운 친분에 힘입어 난공불락의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미래저축은행 부당 지원설이 불거졌지만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등의 의혹을 사왔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김 전 회장은 하나금융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금융권을 떠났으며,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올해 6월 한국투자금융지주 고문으로 금융권에 복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전 회장과 장하성 실장은 2003년 SK그룹이 소버린의 적대적 M&A 공격에 시달릴 때에도 채권단과 시민단체 대표로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며 "고려대 동문으로도 인연이 있는데 장 실장이 고려대 경영대 학장으로 있던 시절 김 전 회장을 겸임 교수로 초빙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김 전 회장이 하나금융에서 물러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금융에서 나와 2015년 7월부터는 서울시향을 이끌고 있다. 서울시향은 하나금융이 2006년부터 후원하는 곳이기도 하다.
 
'김승유사단'이 금융감독당국 수장으로 내정되면서 김 전 회장 부활의 신호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김 전 회장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고문직으로 복귀한 것까지는 확대 해석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금감원장이라는 중책에 그의 측근이 내정됐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의 조짐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노조는 이날 최 사장 내정에 대해 반대성명을 내고 "하나은행의 국정농단 세력 지원 등에 대한 조사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최 사장을 내정한 것이 적폐청산이냐"고 주장했다. 복수의 여당 의원들도 "시중에 소문이 파다한데 꼭 보수정권 핵심 인사의 측근을 임명한 게 적절한 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내정자(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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