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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폭 48개파, 마약범죄 연루"
2016년에만 65명 입건…'밀매' 꾸준히 증가
영남 23개로 가장 많아…경기, 인천·호남 순
2017-09-04 06:00:00 2017-09-04 15:11:43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국내 조직폭력배들이 기업화 되면서 외국 조직폭력배들과 연계한 마약류 밀매와 밀수에 개입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마약사범과는 달리 밀수와 밀매, 보복범죄로 번지고 있어 사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배성범 검사장)이 4일 발표한 2016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마약류범죄에 연루된 조직폭력배는 2013년 25개파 38명에서 2014년 48개파 69명으로 늘어났다가 2015년에는 38개파 55명으로 주춤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48개 65명으로 조사돼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직폭력배 마약류 범죄유형별 현황. (단위 : 명) ※ ( )는 구성비 %. 자료/대검찰청 강력부
 
검찰에 따르면, 과거 국내 폭력조직은 미국 마피아, 일본 야쿠자, 중국 삼합회 등 기업형 국제범죄조직과 달리 소규모였기 때문에 금품갈취 등 전형적인 폭력행사에 머물 뿐 마약류 밀수나 밀매를 조직적으로 주도하지는 않았다. 조직폭력배들 자체적으로 마약류범죄에 개입하는 것을 금기사항으로 하는 불문율도 마약관련 범죄를 억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만 마약조직이나 일본 야쿠자, 중국 흑사회 등과 연계해 마약류 밀수와 밀매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2015년에는 일본 야쿠자 ‘교쿠토카이(極東會)’ 조직원이 메트암페타민 약 10kg을 국내에 유통하려다가 적발됐다.
 
최근 5년간 조직폭력배 마약류 범죄유형을 살펴보면 밀매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에는 8건(16.3%)이던 것이 2013년에는 10건(26.3%), 2014년 15건(22.7%), 2015년 18건(32.8%), 2016년 24건(36.9%)로 증가했다.
 
예전부터 최근까지 가장 많은 조직폭력배들의 마약 범죄 유형은 투약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적발 건수를 보면 2012년 29건(59.2%), 2013년 15건(39.5%), 2014년 34건(48.8%), 2015년 28건(50.9%), 2016년 25건(38.5%)으로 증가세를 보이기 보다는 기복이 심한 편이다.
 
2016년 기준으로, 마약류범죄에 연루된 폭력조직은 총 48개다. 지역별로는 영남이 23개로 가장 많다. 이어 경기(9개), 인천·호남(5개), 서울(3개), 충청(2개) 순이다.해외 폭력조직 중 국내 폭력조직과 연계된 곳은 일본 야쿠자인 쿠도카이자 1개로 확인됐다.
 
적발 건수는 총 65명 가운데 영남이 3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12명), 인천·호남(6명), 서울(3명), 충청(2명)이 그 뒤를 이었다. 일본 야쿠자 쿠도카이자도 1명 적발됐다.
 
영남지역 대표적인 마약류범죄 연루 폭력조직은 부산의 경우 하단파와 영도파, 광안칠성파가 있으며 대구에는 동성로파, 진주에서는 이병율파가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폭력조직은 지난해 마약류범죄로 각각 3명씩 적발됐다. 인천에서는 꼴망파가 2명 적발됐으며, 호남에서는 신서방파가 역시 2명 입건됐다. 서울에서는 상계파와 수유리파, 상택이파가 각각 1명씩 적발됐다.
 
이들 폭력조직 가운데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마약밀매로 적발된 조직은 총 21개로, 총 24건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부산 하단파와 영도파, 진주 이병율파가 각각 2건씩 마약밀매에 가담했다가 입건됐다.
 
조직폭력배들이 전체 마약사범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1% 이하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범죄 중 상당수가 보복범죄를 동반하기 때문에 사태의 심각성은 크다.
 
1998년 4월 서울지역 조직폭력배가 필로폰 10g에 소금을 섞어 판매했다는 이유로 매도자를 살해했으며, 1999년 6월에는 부산지역 폭력조직 유태파 부두목 등이 필로폰 1kg 판매대금 7000만원을 갚지 않고 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밀매자를 살해했다.
 
2000년 10월에는 부산지역 폭력조직 신20세기파 조직원 등이 필로폰 거래 문제로 같은 지역 폭력조직 온천동파 두목을 흉기로 찔렀다가 살인미수로 검거됐으며, 2003년 1월에는 조치원 시내파 두목이 검찰 조사를 받던 공범이 자신에 대해 진술했다는 이유로 공범을 64시간 감금하고 협박했다가 검거됐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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