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연초부터 제기돼온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물가 딜레마'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3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중 '최근 미국 및 유로지역의 물가 동향 및 평가' 자료를 보면 미국과 유로지역은 성장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올해 2월 이후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유로지역은 1분기 각각 1.2%, 2.0%의 GDP성장률(전기대비 연율 기준)을 나타낸 뒤 2분기 3.0%, 2.5%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반대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2.7%에서 7월 1.7%로, 유로지역은 2.0%에서 1.3%로 하락했다.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은 미국이 2월 2.2%에서 7월 1.7%로 하락한 반면, 유로지역은 0.9%에서 1.2%로 확대됐다.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를 걷고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는 그동안 이에 대해 통신비 인하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물가 부진과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연준위원들 간 이견이 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물가안정이 통화정책의 핵심 목표임을 감안하면 연준이 시급하게 금리인상을 통한 물가안정을 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전년동월대비 기준)는 2015년 12월 이후 최저치인 1.4% 상승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 잡는 분위기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PCE 물가 발표 후 투자은행 시티는 "당분간 연준은 '두고 보자'(wait and see)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올해 말까지 추가 금리인상 없이 자산축소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오는 7일 통화정책회의를, 미 연준은 오는19일 FOMC를 각각 개최한다.
한편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국내 소비자물가(전년동월대비 기준)는 2.6%로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뛴 영향이다. 근원인플레이션은 1.8% 상승을 나타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면서 "국내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다 하루히코(왼쪽부터) 일본은행 총재,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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