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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중, 경쟁사에 수주 뺏겨…조선주 투심 위축 심화
한·중 대결구도 패배로 주가에 악영향…"하반기 플랜트 수주 결과에 방향성 좌우될 것"
2017-08-22 16:22:15 2017-08-22 16:22:15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프로젝트를 중국에 빼앗기면서 조선주 투자심리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이번 수주 실패를 계기로 조선주는 당분간 횡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8월 들어 15거래일 가운데 4거래일을 제외한 11거래일 동안 하락을 이어갔다.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이 중국 조선사 2곳과 컨테이너선 9척에 대해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단 소식이 전해진 21일 하루에만 현대중공업은 5% 가까이 내렸고, 8월 내내 20% 넘게 빠졌다. 삼성중공업(010140)도 7월 말부터 내림세가 지속되며 15% 넘게 하락했다.
 
이번 컨테이너선 입찰은 중국과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던 만큼 패배가 뼈아팠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환경 엔진 등 기술력에서 앞선 한국 조선사가 중국 정부의 막대한 금융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업체에 밀리면서 아직까지 해운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선호한다는 점 확인했다는 것이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CMA CGM은 현대중공업이 오랜 기간 거래해온 해운사일 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중국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에서도 수주를 자신했었다"면서 "업황이 좋을 때는 해운사들도 조선사의 기술력 등에 중점을 두겠지만, 아직 가격 메리트에 크게 좌우되는 결과가 나오면서 당분간 한국 조선사들이 중국과의 상선 수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밀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탱커선과 LNG선 위주로 회복세가 이어졌지만, 컨테이너선 수주 등 추가적인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점은 조선주에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가격에서 중국과 일본에 밀렸던 상선 발주가 회복돼야 모멘텀이 될 수 있는데, 한국이 기존에 발주하던 수준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해양플랜트 수주 결과가 나와야 주가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LOI 체결이 계약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술검토 등 수주가 확정되기까지 단계가 남았다"면서 "현대중공업은 가격이 높아도 앞선 기술력을 무기로 수주를 예상했는데, 중국이 아직 천연가스 추진선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만큼 기술력 때문에 중국 업체를 포기하고 현대중공업으로 계약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프로젝트를 중국에 빼앗기면서 조선주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이번 수주 실패가 장기적인 조선업황 개선세를 꺾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완만한 회복을 이어가며 주가도 횡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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