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건 기자] 21년 전 사망한 ‘2PAC’이 스크린으로 살아 돌아왔다.
영화 ‘올 아이즈 온 미’는 미국의 힙합 아티스트 ‘2PAC’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 그는 지난 1996년 25살이라는 나이에 요절했다. 그러나 “2PAC을 빼놓고 힙합의 역사를 논하지 말라”고 할만큼 그가 미국 힙합 음악사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그동안 ‘마이클 잭슨’, ‘엑스 재팬’ 등 가수들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는 많았지만, 대부분이 그 가수가 생전 진행한 공연이나 무대 뒤 비하인드 비디오를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기 일쑤였다. 그를 추모하고, 기억한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는 영화였지만, ‘음악’과 ‘무대 뒤 이야기’를 전한다는 점 이외에는 영화의 재미 요소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한계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영화 ‘올 아이즈 온 미’는 2PAC의 외모와 닮은 ‘드미트리 쉽 주니어’를 내세워 그의 삶을 다시 그려냈다. 그가 펼치는 표정과 감정 연기는 96년 사망한 2PAC이 2017년 살아 돌아와 연기를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2PAC보다 더 2PAC같은 배우가 펼치는 무대는 관객들의 몰입감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2PAC의 히트곡들은 관객들에게 ‘갱스터 음악’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배우의 목소리가 2PAC의 노래와 어우러져 이질감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은 이 영화의 특징. 무엇이 2PAC의 목소리이고, 무엇이 배우의 목소리인지 그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영화 속으로 한층 더 빨려들어갈 수 있었다.
‘올 아이즈 온 미’에서는 2PAC의 음악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음악에 담겨있는 직설적이고 강렬한 가사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와 관련된 논란들이 어떻게 발생한 것인지를 디테일하게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2PAC의 헌정영화라는 점, ’드미트리 쉽 주니어’가 실제 2PAC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를 긍정적으로만 표현한 것은 아쉽게 느껴진다.
사진/'영화사 그램' 제공
영화 ‘올 아이즈 온 미’는 13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그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영화는 잘 만들어졌다. 영화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신건 기자 hellog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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