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기변동성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노동생산성 강화 등 내수경제를 튼튼히 할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경기변동성 축소에 대한 재평가'를 보면 GDP성장률(전기대비 증감률, 표준편차 기준)로 따진 금융위기 전(2000년1분기~2007년4분기)과 후(2010년1분기~2017년1분기)의 경기변동성 수치는 0.8에서 0.4로 줄어들었다. GDP순환변동, 경기동행지수로 따진 경기변동성 역시 금융위기 이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경기변동성은 한 국가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 폭이 주요국에 비해 특히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금융위기 전후 GDP변동성은 평균 0.9배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0.48배로 경기 움직임이 작게 나타났다. GDP변동성은 성장률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세 둔화를 가늠하게도 한다.
지출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 수출·입, 재고투자에서 경기변동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민간소비의 GDP변동성 변화는 금융위기를 기준으로 1.02에서 0.53으로, 수출은 3.27에서 2.33, 수입은 4.14에서 2.33, 재고투자는 1.42에서 1.11로 하락했다.
이는 주요 경제변수의 경제적 충격 자체가 작아졌거나, 파급효과가 줄어들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정량분석한 결과 글로벌 경기·IT·교역충격 등 글로벌 충격, 주가·주택가격 등 국내 충격, 노동생산성 충격 등 대부분 변수의 충격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충격이 다시 GDP지출항목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하면 민간소비는 노동생산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충격에 반응이 약화됐다. 미래 경기에 대한 불안과 가계부채 문제,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된 것이다. 설비투자 등 투자부문에서는 주가, 주택가격 등 수요충격에 대한 반응이 약화됐다. 다만 노동생산성의 설비투자 파급효과는 더 확대됐다. 보고서는 "GDP의 반응이 대부분의 대내외 충격에 대해 약화되고 노동생산성 충격에 대해서는 뚜렷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됐다"고 요약했다.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최근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보고서는 "순환주기가 짧은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게 되면 경기가 소순환에 그칠 소지가 있어 소비 등 내수동향에 보다 유의하면서 경기흐름을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소비와 투자가 선순환을 이루는 내수중심의 성장이 이뤄질 때 경제순환기가 길게 나타나고, 경기회복과 성장국면이 길게 지속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현재의 경기변동성 축소를 긍정적 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이면에 내재해 있는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경기회복 모멘텀 확충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정정책 등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급효과가 큰 노동생산성 등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내수경제의 한 축인 민간소비 활성화를 위해 일자리 창출 등 통한 가계소득 기반 확충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금융위기 전후 우리나라 경기변동성. 자료/한국은행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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