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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쫓기는 20대…개인회생·파산 등록자 매년 증가
구제프로그램 등록자, 2012년 1만7천명→ 2016년 2만6천명
2017-08-03 15:47:22 2017-08-03 15:47:22
[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신용회복과 개인회생, 파산신청 등 구제프로그램에 등록하는 20대 청년들이 매년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소멸시효가 지난 빚 탕감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청년들을 위한 개인회생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3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실 및 한국금융복지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구제프로그램에 등록한 20∼29세 청년들은 2012년말 1만7206명에서 2016년말 2만6183명으로 52% 가량 증가했다. 구제프로그램에 등록하는 20대들은 매년 증가추세다. 2013년에는 1만8126명이었으며, 2014년 2만436명, 2015년 2만2993명을 기록했다.
 
20∼24세는 2012년 2184명에서, 2013년말 2556명, 2014년말 3017명, 2015년 3779명, 작년 말 4508명으로 늘었다. 구제프로그램 등록자 수는 특히 25∼29세에서 두드러졌다. 25∼29세 등록자는 2012년 1만5022명에서 2013년 1만5570명, 2014년 1만7419명, 2015년 1만9214명, 2016년 2만1675명으로 늘어났다. 
 
구제프로그램 등록자가 20대 초반보다 중후반에서 많이 몰린 이유는 학자금 대출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가정생활이 어려워 학자금 대출로 대학 진학은 했지만 취업이 여의치 않자 졸업 전후인 20대 중후반에 이르러 구제프로그램을 등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한 "최근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문화가 퍼지며 소득이 충분치 않은 나이에 소비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채무탕감 및 감면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젊은층의 사회 진입을 돕는다면 청년층의 채무로 인해 국가가 미래에 감당해야 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단, 신용저하가 어려운 가정형편 등으로 학자금 및 생활비가 부족했는지, 또는 무분별한 소비습관 때문에 자초한 일인지 점검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운영 한국금융복지정책연구소장은 "20대부터 집안이 어려워 학자금·생활비 등을 대출하고 나면 이 빚만 다 갚는데 10년까지 걸리기도 한다"라며 "또 오늘날 소비지향적인 문화속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사회에 진입하기 전 초중고등학교와 가정에서 관련 교육을 받도록 제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민병두 의원은 "소득능력이 약한 청년들이 사회 출발을 신용불량상태에서 하게 되면 여러 사회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며 "청년세대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책을 마련하고 금융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일 민병두 의원실은 최근 5년 사이 20대 청년들의 신용회복 등 구제프로그램 등록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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