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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써보니…카톡 연동하니 10분내로 계좌 개설
반나절만에 신규계좌 10만 돌파, 케이뱅크 속도 5배 이상
우대금리 간단하고 대출한도 더 높아…체크카드에 교통카드 기능 탑재
2017-07-27 17:07:33 2017-07-27 17:07:33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카카오뱅크가 영업 첫날인 27일 가입신청자가 폭발적으로 몰리는 등 케이뱅크에 이어 인터넷은행 돌풍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8시간 만인 오후 3시까지 10만3000계좌가 개설됐으며, 23만 차례 다운로드됐다. 예·적금 등 수신으로는 260억원이 들어왔으며, 대출로는 140억원 실행됐다.
 
앞서 시장에 진출한 국내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서비스 첫날 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수신 계좌 1만5317개(당시 잠정 집계)를 개설된 것과 비교하면 카카오뱅크가 훨씬 빠르게 고객을 모은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기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면 은행 창구에 갈 필요 없이 비대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본인 명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기존에 사용하던 다른 은행 계좌를 활용해 실명을 확인한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가장 강력한 무기 '카카오톡' 효과는 서비스를 이용하자마자 곧바로 드러났다. 기자가 실제로 카카오뱅크 가입 절차를 진행해보니 별도의 회원가입은 필요하지 않았다.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연동하니 터치 몇 번으로 회원가입이 됐다.
 
다만, 출범 첫날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앱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반복되거나 개인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했다는 알림창이 나와 절차가 중단되는 일이 반복됐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에서 계좌를 개설하려면 크레딧 뷰로나 나이스 신용평가 등 다른 기관에서 정보를 받아오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사람이 몰리다 보니 평소 해당 기관에서 감당하는 것보다 트래픽이 몰려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후에는 이 같은 앱 오류 현상이 잦아들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전 계좌개설까지 평균 7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기자의 경우 카카오뱅크 사용자 폭주로 인해 트래픽이 걸렸던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가입 절차 과정에서 거래목적과 자금출처 등을 입력하고 본인 확인을 위해 신분증 촬영을 했다. 추가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위해 영상통화를 하거나 타행계좌로의 소액 이체를 선택할 수 있는데, 카카오뱅크는 타행계좌로의 소액이체만 비대면 실명확인을 위해서 하도록 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사용자에게 선택사항을 많이 주는 대신 선택사항을 적절히 제한함으로써 고객의 고민을 줄였다"며 "카카오뱅크가 아닌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계좌로 1원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실명 확인을 한다"고 설명했다.
 
계좌를 만든 직후 곧바로 체크카드 발급 안내로 넘어갔다. 사전에 공개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로 디자인된 세로카드다. 체크카드는 사용 금액(실적)에 관계없이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외결제는 마스터카드(Master Card)와 제휴했다. 후불교통카드 기능도 가능하다.
 
인터넷은행 시대 제2막을 여는 카카오뱅크의 출범에 시중은행과의 차이는 물론 케이뱅크와의 차별성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고객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금리다.
 
카카오뱅크 예적금 상품은 케이뱅크에 비해서 금리 혜택이 다소 밀리지만, 복잡한 우대조건을 없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 기능은 하루만 맡겨도 최대 5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1.2%의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카카오뱅크의 자유적금은 연 2.0%(자동이체시 0.2%포인트 추가금리)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케이뱅크가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급여이체나 프로필 사진등록, 통신비 자동이체 실적 등이 필요한 데 반해 카카오뱅크의 경우 우대조건이 복잡하지 않았다.
 
대출 한도와 금리 면에서도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비상금대출'은 금리가 최저 연 3.35%로,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케이뱅크의 간편 소액 마이너스 통장 ‘미니K마이너스 통장’은 확정금리 5.50%다.
 
직장인대출 상품으로는 카카오뱅크가 연2.85%로 최대 1억5000만원 대출받을 수 있는 ‘카카오뱅크 마이너스 통장대출’을 내놨다. 케이뱅크는 이보다 낮은 연 2.67%로 최대 1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 ‘직장인K신용대출’을 선보였지만 현재 판매는 일시 중단된 상태다.
 
특히, 중금리 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금리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중신용자도 가능한 신용대출 상품으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최저 연 2.85%의 상품을 내놨다. 케이뱅크의 슬림K중금리대출은최저 연 4.16%로 최대 300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측은 신용대출을 받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0분 남짓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공인인증서로 인증하면 한도와 최저금리를 안내하는 문자가 전송되고, 카카오뱅크 앱 통해 대출기간, 금리변동주기 등을 정하면 곧바로 돈이 계좌에 들어온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입출금통장 이체 수수료, ATM 수수료, 알림 수수료 등을 면제한다. 전국 은행의 ATM기기를 비롯해 CU와 세븐일레븐 등 국내 주요 편의점과 지하철 등에 설치된 ATM기기 이용시 적용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예상 외 선전을 하면서 시중자금을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톡과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고객들이 카카오뱅크를 친숙하게 느낀 점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두번째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핸드폰을 이용해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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