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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퇴출에 떨고 있는 두산·한화…수천억 손실+알파
초기 투자비용 수천억 추정…사업권 박탈시 피해액 더 커져
2017-07-13 06:00:00 2017-07-13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지난 세 차례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신규특허 발급 과정에서 특혜 의혹에 휩싸인 한화(000880)두산(000150) 면세점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사업권 박탈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만큼 양사 모두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손실을 따지는 셈법이 분주하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감사원은 2015년 7월과 11월 진행된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 당시 관세청이 롯데에 대한 심사 점수를 고의적으로 낮게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한화갤러이아와 두산면세점에는 점수를 과도하게 부여해 수혜를 얻었다.
 
의혹만 무성했던 면세점 특혜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자 업계는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사업자 선정때마다 특혜설과 내정설, 특허권 남발 등 의혹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향후 검찰조사에 따라 한화와 두산의 면세점 사업권이 박탈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당장 돈이 안되는 상황에서도 막대한 초기투자금을 쏟아붓고 사업에 참여한 한화갤러리아와 두타면세점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화와 두산은 면세점 특혜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동시에 내비치고 있다.
 
관세청의 선정결과로 이들 두 업체가 선정된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일절 로비나 물밑 접촉도 없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오히려 관세청의 '깜깜이 선정' 탓에 사업권이 취소될 경우, 그동안 쌓아왔던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관세청을 상대로 한 로비와 관련 감사도 했지만,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우리도 의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도 "정해진 선정기준에 따라 임직원이 열심히 노력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사업권을 따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두 회사는 사드 후폭풍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되고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특혜와 불공정 선정 시비가 나온만큼 '사업권 박탈'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관세법상 면세점 선정과정에서 비리 혐의가 적발될 경우, 특허를 발급받은 면세점들은 사업권을 박탈 당한다. 사업권 박탈이 현실화 될 경우 수천억원의 투자비용은 물론 여기에 소속된 직원들의 고용도 보장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와 두산 모두 면세점 사업 초기 투자비용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지만, 업종의 특성상 사업자가 직접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만큼 사업 초기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갔다는 것이 경쟁업계의 전언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초기투자 비용에 대해 밝힐 순 없지만 사업권을 잃을 경우 손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두산은 지난해 면세점 사업을 위한 두산타워 리모델링,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 등 상생협력 관련 투자자금, 초기 운영비용 등으로 2000억원의 투자 비용을 들였고, 이외에도 면세점 경험이 없는만큼 사업 초기 투자비용이 적잖게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갤러리아의 경우도 63빌딩을 면세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과정에서 사업 초기 2000억을 투자해 신규 면세점과 63빌딩 내 아쿠아리움을 비롯한 내부 관광시설을 새 단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양사 모두 적자가 누적돼 온 만큼 사업권을 반납하는게 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A면세점의 경우 적자 지속으로 사업권을 자진 반납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업계에 돌았던 적이 있다"며 "한화와 두산 모두 오너의 의지가 반영돼 수천억을 들인 사업인만큼 포기할 수도 없지만 실무자들 입장에선 죄없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규사업자로써 시장에 안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두타면세점의 경우 루이비통·에르메스·샤넬 등 명품브랜드 입점을 추진했지만 사전 준비 부족으로 유치에 실패하면서 준명품 브랜드들도 연쇄적으로 이탈했다. 실적 악화에 새벽 2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밤 12시로 단축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도 마찬가지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올해 1분기 매출 788억원, 영업적자 48억원, 당기순손실 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37% 늘었지만 영업적자 폭은 같은기간 15억원에서 3배 이상 확대됐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계기가 돼 업계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감사결과는 자연스런 면세점시장의 구조개혁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허 발급과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문제가 밝혀진 만큼 현재 특허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러리아면세점63(왼쪽)과 두타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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