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의 근간이 되는 세원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실효세율 인상을 내세우고 있다. 실효세율 인상을 위한 방안으로는 대기업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축소가 유력하다.
현재 실효세율 인상이 논의되고 있는 가장 큰 단위는 법인세 부문이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7 조세의 이해와 쟁점'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법인세 신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산출한 평균실효세율은 16.1% 수준이다. 세액공제·세액감면 효과를 의미하는 평균명목세율과 평균실효세율 간 차이는 1998년 이전 2%포인트 내로 유지됐으나, 최근에는 4%포인트 내외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과표구간별로 평균실효세율을 따져보면 과표 1000억원 초과 구간에서 실효세율이 오히려 감소하는 세율역전현상이 나타난다. 예정처는 "2015년 기준 과표 5000억원 초과구간에 속하는 47개 법인은 22%의 높은 평균 명목세율에도 외국납부세액공제, R&D 비용 세액공제 등에서 5.6%의 높은 공제감면을 적용받아 실효세율이 16.4%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2015년 기준 법인세 실효세율은 500억원 초과~1000억원 이하 구간에서 18.8%로 가장 높아진 뒤 1000억원 초과~5000억원 이하 구간에서 18.7%, 5000억원 초과 구간에서 16.4%로 낮아진다.
정부는 당장 법인세 명목세율을 인상하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자연스럽게 비과세 감면·축소로 눈이 맞춰진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법인세(인상)는 다른 측면, 조세 비과세 감면 등을 먼저 하고 가장 나중에 할 부분이기 때문에 아주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예정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조세지출 규모는 2016년 36조5000억원, 2017년 37조원 등으로 전망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조세지출은 조세특례제한법에 근거를 둔 각종 조세감면, 비과세, 소득공제, 세액공제, 우대세율 적용, 과세이연 등의 재정지원을 통칭한다. 법인세 중 R&D 비용 세액공제, 소득세 중 신용카드 소득공제, 자녀세액공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조세지출 항목은 총 240여개, 36조원 규모로 이중 감면액 규모가 가장 큰 조세지출 항목이 바로 R&D 비용 세액공제다. R&D 세액공제의 감면세액 규모는 2012년 2조5567억원, 2013년 2조8850원, 2014년 2조7860억원, 2015년 2조8158억원으로 증가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2조802억원, 올해는 2조1404억원으로 그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캠프에서 조세분야를 담당했던 김유찬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세무학)는 "대기업 부분에서 혜택이 큰 게 외국납부세액공제인데 외국에 세금을 내는 거라 그걸 줄이자는 이야기가 쉽지 않다. 다른 부분은 조정에 따른 기대효과도 작고, 결국 R&D를 놔두고서 실효세율을 올릴 방법은 없다. 이미 받고 있던 혜택을 줄인다는 점에서 어쩌면 명목세율을 올리는 것보다 더 반대가 심하고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임 정부가 2012년부터 추진한 비과세 감면 조치로 법인세 실효세율이 상승했다는 반론에 대해서는 "실효세율이 높아진 것은 세법의 변화라기보다는 이전 정부 말기에 국세청에서 징수분야의 효율성을 많이 높인 결과다. 사업자, 소규모 법인들에 대한 납세 안내를 충분히 하고 납세자들이 '국세청이 과세 정보를 많이 갖고 있구나'하면서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한 측면이 있다. 총납부세액이 올라가니까 전체 과세표준 대비 실효세율이 자연히 올라간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예정처 자료에 빠르면 2016년 12월말 신고법인 기준 법인세 실효세율은 2015년 16.0%에서 0.6%포인트 오른 16.6%로 추정된다.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의 세부담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소득 종합과세, 소규모 임대소득 즉시 과세 등이 거론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고소득 납세자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 같은 논의 사항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오는 7월말 발표할 예정이다.
50%에 육박하는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경제공약 설계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내부에서 면세자 비율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면세를 받는 근로자들의 절대적인 소득이 낮아서 이런저런 공제를 받고 나면 세금을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며 "지금 정부가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를 늘리겠다는 데 세금을 더 내라는 것은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법인규모별 실효세율 추이. 자료/국회예산정책처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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