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증권사들의 독창적인 상품개발과 권리보호를 위해 마련된 배타적 사용권 제도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렵게 배타적 사용권을 받더라도 사용권 부여기간이 짧아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배타적 사용권이 승인된 경우는 올해 2월말 결정된 하나금융투자의 ‘콜러블 리자드(Callable Lizard) ELS’ 상품이 유일했다. 이후 금투협에 접수된 상품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한 건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배타적 사용권 부여 여부는 금투협 신상품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배타적 사용권을 취득하게 되면 일정 기간 동안 다른 증권사는 비슷한 상품을 개발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증권사들의 참여가 감소하면서 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증권사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 횟수는 13건이다. 이 중 2012, 2013년 각각 4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1건, 2건에 그쳤다. 작년에도 미래에셋대우의 ‘뉴스타트(New Start) 스텝다운 ELS’ 상품 한 건으로 최근 4년간 획득 횟수는 5건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참여가 감소하는 원인으로 배타적 사용권의 부여기간이 보통 3개월에 그쳐 충분한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점을 들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상품을 만드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쳐 상품을 출시해도 배타적 사용권을 받기도 어려운데다가 기간도 3개월 가량에 불과해 금새 타 증권사에서 유사 상품을 내놓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사례가 누적된다면 창의적인 상품개발보다는 모방상품 출시에 주력하게 되는 부작용이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2년 이후 13건 중 9건은 기간이 3개월이었으며, 2개월과 4개월도 각각 두 건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최대 4개월에 불과한 기간을 확대해야 제도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보험 업권의 경우 배타적 사용권 기간이 3~6개월이다보니 독창적인 상품개발에 대한 동기부여가 크고 제도도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이를 감안해 기간을 최소 6개월 정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금투협은 현행 기준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증권업계에서 타 업권의 예를 들면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업권마다 상황이 달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면서 “증권 상품의 경우 상품주기가 빠른데다가 보다 다양한 금융상품이 출시되는 게 고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정 증권사 상품의 권리를 장기간 보장하는 게 오히려 고객의 상품선택 폭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혁신적인 금융상품의 보호를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라면서 “다만 뒤늦게 관련 상품을 출시한 증권사가 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거나 위험률을 낮춘다면 고객의 이익 측면에서는 긍정적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혔다.
올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가 유일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배타적 사용권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하나금융투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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