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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청와대 뜻으로 삼성 합병 찬성했다"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 법정 진술…"상당히 놀랐고 반대급부 무엇일지 생각"
2017-05-29 13:08:27 2017-05-29 13:08:2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청와대가 개입해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29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삼성 합병 당시 상황에 대해 이같이 진술했다.
 
주 전 사장은 삼성 합병도 SK 합병처럼 의결권 행사가 전문위원회(전문위)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투자위에서 의사결정이 내려져 의문을 품고 박창균 전 전문위 위원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어떻게 투자위에서 종결됐는지 물었고, 박 전 위원으로부터 ‘청와대 뜻이라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주 전 사장은 “결정을 보고 나도 놀랐지만, 다른 무슨 사연이 있는지 본인(전문위원)들도 황당할 것 같아서 며칠 기다렸다 전화했다”며 “박 전 위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과 가깝게 잘 알아서 그렇게까지 얘기가 나오리라고는 상상을 못 해서 상당히 놀랐다”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청와대가 합병 찬성으로 얻는 반대급부가 무엇일지 생각했는데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생각 못 하는 것이라 그 자체로 굉장히 놀랐으며 이상한 일이구나 생각하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반대급부가 최씨 딸 정유라의 거액 승마지원과 미르·K스포츠 재단에 낸 지원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경재 변호사는 주 전 사장의 발언 도중 “(검찰이)증인에게 추리와 추측을 물어보고 있다”며 말을 가로막기도 했다.
 
주 전 사장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 때 삼성합병이 ‘올바른 정책 판단이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법을 벗어나 개입하는 표현이라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합병 찬성은 투자위가 결정한 것이므로, 대통령의 발언은 자칫 정책적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들려 위험한 발언을 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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