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초반 성과를 좌우할 수 있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시한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예산편성에 관한 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말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하며 오는 26일을 각 부처 예산요구서 제출기한으로 잡았다. 이는 국가재정법 규정에 따른 것으로, 이후 각 부처는 기재부와의 협의를 통해 8월 말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마련하게 된다. 오는 9월 2일(회계연도 개시 120일전) 국회에 제출될 예산안은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최종 확정 된다.
문제는 조기대선이 실시되면서 이 같은 예산편성 사이클이 깨졌다는 점이다. 특히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정책기조에 있어 전임 정부와 확연한 차이점을 보이면서 각 부처가 마련 중이던 예산요구안에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당장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국회에서 어떤 법부터 통과시킬지에 대한 이야기도 많지만 5~6월은 인사청문회와 예산안 편성지침 수정 등 예산안 편성 관련한 밑작업을 해놓는 것만으로도 벅찰 것 같다"며 "내년도 예산안에 새정부 공약 사항을 제대로 담지 못 하면 내년에 다시 예산안을 짜기까지 1년 반을 허비할 수도 있다"고 올해 예산편성의 의미를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안 편성지침 보완 가능성에 대해 "여부부터 내용까지 검토 중이다.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여력도 시간도 부족해 전면개편은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지난번 지침을 발표하면서 상황을 감안해 양극화 등 여러 내용을 많이 담아놓은 상황"이라며 "기존 지침에 일부 내용을 추가하는 수준으로 한다는 판단만 내려지면 준비해서 금방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 과제는 일단 내년도 본예산이 아닌 올해 추경편성 여부로 별도의 트랙에서 논의 중이다. 당장 시급한 건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확대, 노일 일자리 확충, 육아휴직 확대 등 선거과정에서 내년 시행을 목표로 약속한 정책들이다.
아동수당은 가정의 양육부담을 덜기 위해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씩의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올해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 선거캠프에서는 연평균 2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65세 이상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사정에 따라 10~20만원씩 차등 지급되고 있는 기초연금을 30만원씩 균등하게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부터 월 25만원으로 기초연급 지급액을 확대하고, 2021년부터는 월 30만원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으로 연평균 4조4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나와 있는 것은 공약이고 어제부터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시작돼서 공약들을 정리하고, 취사선택에 따라 필요한 건 중장기 과제와 국정과제로 가다듬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다른 해와 다르게 예산편성 기간에 부처 내 또는 부처 간 협의만 하는 게 아니라 동시에 돌아가고 있는 새정부 관련 조직들과의 긴밀하게 협의하고 거기서 나오는 내용들을 예산안에 반영하는 일이 많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예산안 제출 후 예산안 심사 업무를 맡게 될 국회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산안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 국회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에 추경 이야기도 나오고, 거기에 정부조직개편까지 이뤄지면 거기에 맞는 예산 이체 업무도 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는 기재부 예산실 업무가 특히 더 폭발하지 않을까 싶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내용이 나오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국회도 덩달아 마음만 바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7년도 예산안 등을 심의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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