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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약품 연이은 악재로 '시름'
실적 부진·해외진출 무산…회사 성장 제동
2017-05-12 06:00:00 2017-05-12 0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강소 제약사로 승승장구하던 안국약품(001540)이 연이은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안국약품은 간판품목의 글로벌 진출이 잇따라 무산됐다. 2016년 중국 퍼스트 드래곤과 체결한 발기부전치료제 '그래서산' 공급계약을 지난 8일 해지했다. 계약 상대방의 계약 불이행에 따라 해지를 통보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300억원 규모 자사 간판 기침가래약 '시네츄라'도 미국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13년 미국 그라비티 바이오와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이 지난 3월 해지됐다.
 
정부가 선정한 혁신형제약기업에서도 제외됐다. 안국약품은 2014년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돼 지난달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서를 반납했다. 혁신형제약기업이란 신약 R&D 역량과 해외진출 역량이 우수하다고 인증된 기업을 말한다. 혁신형제약기업으로 선정되면 정부로부터 국가 R&D사업 우선 참여,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다.
 
오너의 숙원사업인 M&A도 답보상태다. 안국약품은 2014년 한화계열 드림파마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알보젠코리아가 드림파마를 최종 인수했다. 이후 식품회사와 필러 전문회사를 추진했지만 최종 단계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신제품들은 주력제품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매출 부진에 빠졌다. 과민성방광증 치료제 '에이케어(IMS데이터 지난해 3억원)',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하루큐어(2억6000만원)', 발기부전치료제 그래선산(2억5000만원)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너가 개발을 주도한 종합비타민 '토비콤골드'는 월 2000만~3000만원 매출에 그치고 있다.
 
급성장하던 실적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안국약품은 2005년 500억원의 매출액을 돌파했다. 2009년 100억원, 2013년 1500억원을 각각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5년에는 1977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해 2000억원대에 육박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740억원에 그치며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1억원으로 전년(129억원)비 68% 감소했다.
 
개량신약과 내수 영업 위주로 성장한 안국약품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설명이다. 경력직 영업사원들을 대거 영입해 전문의약품 매출을 끌어올리는 식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경영을 단기 매출에만 한정시키고 직원 이탈을 가속화시킨다는 부작용을 내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개량신약을 개발하면서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자리잡도록 주도한 임직원들이 등용에서 제외된 것도 요인이다. 수출계약의 연이은 해지도 성과를 내기 위해 성급하게 무리한 계약을 추진한 탓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제약업계 환경 변화에 따른 경영진의 대응과 판단이 미진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회사가 위기상황임을 인지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오너와 경영진이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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