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채권은행서 자본시장 주도로 기업 구조조정 전환
향후 5년간 8조원 규모 기업 구조조정 펀드 조성·매각 참고가격도 제시
2017-04-13 10:30:53 2017-04-13 10:30:53
[뉴스토마토 윤석진 기자] 금융당국이 정책금융기관이나 시중은행이 도맡아 오던 기업 구조조정을 자본시장 주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은행 보유 구조조정 대상 부실기업 채권을 전문적으로 인수하는 기업구조조정 펀드가 향후 5년간 8조원 규모로 조성키로 했다.
 
채권은행 주도의 기업구조조정을 시장 친화적 상시 체제로 개편하기 위한 '마중물'인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신 기업구조조정 방안'을 통해 자본시장을 통한 구조조정 기반을 강화하고 채권금융기관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을 활용한 구조조정을 위해 우선 기업구조조정의 주체를 은행 등 채권단에서 PEF 등 자본시장 주도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 이번 방안의 핵심이다. 은행들이 적극적인으로 구조조정 기업을 매각하고, PEF 등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여기에 동참하도록 유도해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시장을 활성화겠다는 것이다.
 
이는 PEF가 채권은행으로부터 부실기업 채권을 매입해 경영 정상화를 모색하는 방식으로 채무조정과 신규자금 투입, 사업 구조조정 등을 이끌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채권은행은 선제적으로 부실기업을 정리할 수 있어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수 있고 부실기업은 신규자금 확보나 경영전문성 보완 등을 통해 정상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금융위가 자본시장을 통한 구조조정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자료/금융위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되면 PEF가 채권은행으로부터 사들인 채권은 비싼 가격에 매도해 수익을 PEF 출자자들이 나누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 기업구조조정 시장을 통해 투자기회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앞으로 5년간 정책금융기관(산은·수은·기은)과 유암코, 시중은행, 연기금이 4조원, 사PEF가 4조원을 투자하는 기업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펀드는 정책금융기관들이 4조원을 모(母) 펀드로 조성한 후 펀드운용사인 '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하는 형식이다.
 
부실기업을 팔 때마다 논란이 된 매각 가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참고가격(준거가격)'도 만들 예정이다. 채권은행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높은 가격을 부르고 사려는 쪽은 낮은 가격을 부르면서 적정가 형성이 안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저가 매각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각을 공개경쟁 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매각이 지연될 때만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매각조건에 이견이 발생하면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가 매각가격을 자체적으로 산정해 준거가격(reference price)를 제시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준거가격을 기준으로 구조조정 채권을 매각할 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매각 담당자를 면책하는 근거도 마련한다.
 
아울러 금융위는 ▲신용위험평가 체계의 객관성 제고 ▲워크아웃 지속 필요성에 대한 엄정 평가 ▲구조조정 대상 기업 중개 플랫폼 구축 ▲한도성 여신 확보 지원 ▲P플랜 활성화 등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우리나라 구조조정에서 자본시장의 역할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이번 신 기업구조조정 방안은 채권금융기관 중심의 현행 구조조정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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