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 기자] '가계부채 총량관리제',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대선 주자들의 서민금융 공약이 취약계층의 자금줄을 옥죄고 금융소외자 늘리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새 정부에 바라는 서민금융 정책 방향'이란 주제로 열린 서민금융연구포럼 제1차 회의에서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는 "유력 대선 주자의 서민 공약이 오히려 서민들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덕배 대표는 "대선 주자의 공약으로 제시된 '가계부채 총량제'는 상당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공급 총량을 줄인다면 결국 돈을 못받는 사람은 서민들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가 침체되다 보면 서민들의 자금 수요(대출)도 늘어나는 데 공급이 줄어들면 금융소외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소외자는 신용등급 6등급 이하와 한계가구에 속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아울러 박 대표는 최고 금리 인하에 대해 "법정 최고금리가 20%대로 내려가면 금융 소외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불법 사금융이 기능을 부릴 수 있다"며 "서민을 위한다는 정책이 반대로 서민들을 옥죄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복지 확대를 중심으로 한 서민금융 대안에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박덕배 대표는 "(대선 주자들이)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복지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재정문제, 사회적 저항, 도덕적해이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지금의 가계부채 논의가 너무 저소득 저신용자에게만 치우쳐져 있다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민금융연구포럼 참석자들이 발표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는 "그리스와 같은 국가를 제외한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가 주요국 최고 수준"이라며 "다중채무자가 늘어나고 고신용자가 부채가 늘어나는 등 가계부채 문제가 전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저신용자들은 애초에 돈을 못빌리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와 큰 상관이 없다"며 "오히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중신용자의 문제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박 박사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으로 "제도권 서민금융기관이 서민금융 역할을 재인식하고 저신용자에 대한 평가모델을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고도화하고 불법 사금융을 척결하는 것도 과제"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국가공인신용상담사 등 금융전문가를 활용한 우리동네 금융주치의 제도 구축 ▲섬니금융 종사자 연수 강화 ▲서민금융 연구 기능 강화 등을 강조했다.
한편, 조성목 서민금융연구포럼 회장은 인사말씀을 통해 "정책 제언을 통해 금융 현장과 제도의 괴리를 최소화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소비자단체, 금융이용자 들이 모여 서민금융 현장에 알맞는 정책이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금융연구포럼은 작년 3월부터 1년여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7년 2월 은행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지속하능한 서민금융 대안을 통해 '금융소외 없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로 마련된 포럼은 서민금융관련 학계, 금융기관, 시민·사회단체, 정책수행기관, 관련 협회 등 200여 회원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서민금융연구포럼은 테마를 정해 주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가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감안해 맞춤형 교재를 발간할 계획이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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