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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명맥 이어온 저축은행들)①"무리한 사업 피하고 리스크 관리"…서민금융 강호 '국제저축은행'
자본 규모 고려한 '소신 경영'…"영업전략은 고객재산 보호"
유대병 대표 "40년 명맥 비결은 고객 신뢰…믿음주는 컨설턴트 역할에 주력"
2017-04-03 08:00:00 2017-04-03 08:00:00
[뉴스토마토 이정운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딛고 다시 일어서고 있다. 서민금융 지원을 토대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는 금융기관이라는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 사태를 통해 무너진 고객 신뢰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중금리대출 상품을 통한 고객과의 관계 회복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업의 출범 시기인 70년대부터 여러가지 파고에도 명맥을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는 은행들이 주목받고 있다. 40년의 명맥을 이어오면서 지역 서민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저축은행 5곳의 비결과 경영철학을 소개한다. (편집자)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을 시작으로 부실사태를 통해 뱅크런 현상을 겪는 등 고객과의 신뢰가 무너지는 최악의 사태를 겪었다. 저축은행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인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화였다. PF대출은 담보나 신용보다 프로젝트 사업성에 의미를 둔 상품으로 이자율이 높아 수익을 내기 쉽다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사태의 진원지였던 이곳에서도 국제저축은행은 지난 1971년부터 현재까지 40여년 간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편의를 위해 노력하며 꿋꿋히 명맥을 이어왔다.
 
국제저축은행은 지난 1971년 12월 국제무진주식회사로 출발해 다음해 9월 국제상호신용금고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1978년 부산으로 본점을 이전해 1986년 11월 납입자본금을 7억5000만원으로 증자했다. 90년대 들어와선 지난 1991년 8월 업무 전산화를 도입하고 2000년대 초인 2001년까지 납입자본금을 80억원으로 확대했다.
 
특히 지난 2002년에는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전산망에 가입해 같은 해 3월 상호저축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후 2005년 납입자본을 87억원으로 증자해 지난 2010년 저축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 당시 국제저축은행이 버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저축은행들이 수익이 높은 PF대출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했지만, 자본 규모가 적어 무리하게 PF대출 사업 전환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 PF대출 대신 주택담보대출에 집중해 현장 심사와 고객 자필 서명을 필수 항목으로 준수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운영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실제 국제저축은행은 지난 2006년 이후 지금까지도 11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만 27억원의 흑자를 기록해 작년 한 해의 순이익은 5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작년 상반기 기준 총자산은 1742억원으로 총여신 1567억원, 총 수신 1455억원이다.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도 20.9%, 유동성 비율은 133.2%로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토대로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도 생존을 위한 영업전략과 고객 재산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하는 사명감으로 극복해 성장해왔다"고 말했다.
 
국제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는 유대병 대표이사는 "창사 이래 바뀌지 않은 사명은 고객의 신뢰가 곧 원동력 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소명을 안고 40여년 간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결국 고객과의 신뢰를 토대로 한 성장이라는 것이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유대병 대표와 일문일답.
 
-대표이사로 취임 후 임기 5년차를 넘겼는데 그간의 성과와 주요 경영철학을 설명해달라.
 
취임 당시(2012년 6월) 국제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1689억원으로 연간 당기 순익 17억원, 자기자본(BIS)비율 14.9%, 연체율은 6.52%였다. 그러나 지금(작년 상반기 기준)은 총자산 1742억원, 당기순익 27억원, 자기자본(BIS) 비율 20.9%, 연체율 2.45%로 개선된 상태다. 앞서 많은 저축은행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했지만 저축은행 사태를 겪으며 많은 부실 저축은행들이 구조조정 당했다. 반면 국제저축은행은 규모가 작아 주택담보대출에 집중하되 현장 심사와 방문 자필 서명을 필수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서류 접수 익일 지급이라는 대출방식으로 통해 많은 고객을 유입할 수 있었다. 또 단순 자기자본비율을 총 여신의 15% 선에서 유지하면서 손익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 왔다.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데 무리해 여신 취급을 확대할 경우 부실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원칙으로 경영을 해왔고 지난해 50억원의 흑자가 예상돼 자기자본 증가에 따라 규모에 맞는 여신 비율 상향 운영도 고려 중이다.
 
-최근 금융업권 경쟁이 심화되며 저축은행들이 리테일 영업 강화 등의 자구책으로 고심하고 있는데 국제저축은행은 어떤가.
 
지역 금융기관이다 보니 타 금융사와 비교해 임직원 수가 적다. 리테일 영업을 활성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영업팀 주도로 지역 영세 자영업자와 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관계형 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역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1금융권과의 연계 영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제반 포트폴리오를 지역소재 자영업자와 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업종별, 신용등급별, 금리 등을 차등화해 운영하고 있다.
 
-지역 서민금융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을 운영하면서 지역 밀착형 관계 구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지역 밀착형 영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전직원이 고객과 상생하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업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자산과 부채에 대한 종합 컨설턴트 역할이 우선 해야 한다고 본다. 영세 자영업자 고객이나 우량 중소기업 대표들도 이런 부분에 소홀한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현금서비스나 대부업체 고금리 대출을 쓰고 있다면 저금리로 전환 후 여유자금으로 원금 분할 상환을 유도하든지 우량중소기업이나 창업자들에게는 정책자금이나 보증서 담보 활용방안을 지원해 국제저축은행이 주거래 금융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의 포부는.
 
적은 인원으로 많은 업무를 수행해야하는 전 직원 모두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다. 회사의 목표를 개인의 목표로 삼아 주어진 환경에서 열정을 다해주길 당부한다. 우량한 저축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던 배경은 무엇보다 고객들의 성원과 배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임직원 모두가 고객과 상생하는 저축은행이 되도록 관심가져주길 부탁한다.
 
유대병 국제저축은행 대표이사의 모습.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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