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홍부장이 오늘도 출근 못한 까닭은
"코스닥 100개 상장 목표"…유치대상 국적다변화 '초점'
2017-03-31 09:14:01 2017-03-31 09:14:01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유치부 직원 5명은 오늘도 출근을 안 했다. 오후 지방에서 있을 설명회 준비를 위해 출장 짐을 꾸려간 탓이다. 지난주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싱가포르에서 나흘 동안 코스닥(KOSDAQ) 시장 상장설명회를 갖고 돌아온 직원들은 이날 출근 시간을 서둘러야 했다. 본부 회의 준비와 시장 상황 보고를 위해 일찌감치 자료를 챙겨야 해서다.
 
신설 4년차 코스닥 상장유치부서가 공격적으로 국내외 '기업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휴일을 불문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어가며 일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 지방 출장으로 보냈습니다. 다음 달에도 영국 출장길에 나설 예정이예요. 올해 코스닥 100개, 코넥스 50개 상장 목표를 갖고 전국은 물론 전 세계를 누빌 계획입니다."
 
홍순욱 코스닥 상장유치부서장은 27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특히 발에 불나도록 뛰지 않으면 안 되는 사연이 있다고 했다. 상장기업의 상장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장 유치 활동에 속도를 내 길목을 터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정치·경제적 불안에 따른 공모시장 침체로 상장을 미루던 기업들이 연초부터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고 있습니다. 코스닥 상장 문턱이 더 낮아진 만큼 기업의 코스닥 진입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판단됩니다."
 
코스닥 상장유치부는 지난 2014년 초 기업공개(IPO) 활성화를 목표로 꾸려졌다. 상장유치부가 전국 각지에서 연 상장 설명회는 300여 차례에 달한다. 접촉한 기업도 1000곳을 훌쩍 넘는다. 20명에 달하던 소속 직원수는 현재 10명으로 줄었지만 일정은 그대로다. 대신 발로 뛰는 횟수를 늘렸다. 전국을 돌고 해외를 누비며 비상장기업과 접촉하는 일에 집중했다. 그간의 역량 제고를 통해 보다 중량감 있게 IPO 이점을 설명하고 상장을 설득하면서 성과는 이전 수준을 상쇄했다.
 
직원들이 뛰고 있는데 부장이라고 가만히 책상만 지킬 수는 없다고 했다. "주저할 시간은 없어요. 일년 절반 이상을 현장에서 보내는 직원들도 많아요. 괜찮은 곳이 있다고 하면 계속 끌어와야 합니다."
 
유치 활동의 결과는 가시화된 성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거래소는 싱가포르거래소(SGX)에서 '한국 자본시장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150여개 싱가포르 상장기업과 기업의 재무담당 임직원, 인수기관 기업금융 업무 담당자 등이 참석해 예년에 비해 성황을 이뤘다는 전언이다.
 
"컨퍼런스는 한국거래소 상장요건과 제반제도, 비용, 상장 이점 등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식으로 이뤄졌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기업이 참여해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거래소 상장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상장비용이 미국 나스닥(NASDAQ)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SGX 대비 유동성이 크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더군요."
 
상장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은 서비스 대가에 인색한 한국의 특성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상장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그 바탕에 자리잡았다는 설명이다. 직접 관심을 보인 기업도 있었다. 일부 싱가포르 상장사는 코스닥 시장에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2차 상장을 희망하고 구체적인 상장일정을 문의하는 상태다. 컨퍼런스 이튿 날에는 싱가포르 과학기술청인 에이스타(A*STAR)의 요청에 단독 면담을 갖기도 했다. 에이스타는 정부 지원(20%)과 민간 자본(80%)으로 구성된 한국의 벤처캐피탈 연합조직과도 같은 조직이다. 에이스타는 이 자리에서 자금회수 방안과 관련한 다양한 협력과 적극적인 정보교류를 당부했다.
 
코스닥 상장유치부의 유치대상 기업 국적다변화 노력은 올해도 계속 이어진다. 프런티어 정신을 모토 삼은 만큼 일정도 빡빡하다. 지난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내달 영국, 6월 미국에 이어 하반기 베트남, 호주, 일본 등 이미 예정된 국가만 6개국이다. 해외상장 유치 활동을 강화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국내외 기업을 통해 시장의 매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는 얘기다. 다만 가장 우선되는 것은 철저하고 복잡한 질적 검증이라고 했다.
 
"기업의 자기자본이나 당기순이익, 매출액, 매출증가율 같은 외형요건을 보는 것은 상장심사의 기본이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의 계속성입니다. 기업의 성장을 담보할 질적 심사를 더 까다롭게 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코스닥 상장유치부는 지난 2014년 초 기업공개(IPO) 활성화를 목표로 꾸려졌다. 상장유치부가 전국 각지에서 연 상장 설명회는 300여 차례에 달한다. 접촉한 기업도 1000곳을 훌쩍 넘는다. 사진/한국거래소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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