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LG전자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 G6가 예약판매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작인 G5 사용자들의 불만도 거세졌다. 일체형을 택한 G6의 출시로 G5 출시 당시 LG전자가 내세웠던 '프렌즈 생태계' 구축이 사실상 중단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속았다'는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불만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전반에 대한 시장 신뢰 하락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소비자들은 최소한 G5 출시 당시 LG전자가 공언했던 "'LG 플레이그라운드'는 G5만의 이벤트가 아니라 향후 개발될 제품에 지속 확장될 것"이라는 약속에 대해 전혀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강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청원게시판에는 지난달 초부터 6일 현재까지 '모듈 포기에 따른 LG G5 구매자 보상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해당 게시판에는 "LG의 모듈 생태계와 차기작 호환 약속을 믿고 구매한 소비자는 테스터인가"라며 "G5를 구매한 사용자들은 현재 LG의 모듈 생태계 확장과 차기작 호환에 대한 약속 불이행에 대해 실망을 표현하며,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과 비난이 쇄도한다. 이날 현재까지 총 206명이 서명한 상태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네이버의 'LG모바일 사용자카페'의 한 이용자는 "LG전자의 가장 큰 문제는 조급증이다. 모듈을 포기하는 순간 G5 구매자는 마루타였다는 불만이 터져나오지 않나. 결국 신뢰싸움인데 이를 잃었다"고 지적했고, 클리앙 이용자 역시 "애초에 이후 기기에서도 사용 가능하다고 해서 비싼 모듈을 샀다. 이를 포기한다면 해외 같으면 소송감"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LG전자가 판매했던 6종의 프렌즈 총 가격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138만4000원에 이른다.
사진/뉴스토마토
LG전자는 앞서 G5 출시 직후 모듈 제품군인 '프렌즈'를 론칭했고, 향후 개발자 및 협력사들과 생태계를 구축해 후속 제품들에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선보인 프렌즈는 ▲캠플러스 ▲360캠 ▲360VR ▲톤플러스 등 모두 8종이었다. 모듈 제품군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 'LG프렌즈닷컴'을 여는가 하면, 'LG 프렌즈 개발자 컨퍼런스', 'LG 프렌즈 모듈형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개최하며 생태계 구축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생태계 확대에 대한 성과는 전무했다. 프렌즈는 기존 출시를 약속한 8종 가운데 6종(롤링봇·스마트콘트롤러는 출시 연기)만이 판매되고 있으며, 그마저도 LG전자가 개발한 제품뿐이다. 이에 대해 아고라에 서명운동을 전개한 게시자는 "개발을 위한 SDK는 카메라SDK 밖에 공개되지 않았고 그것도 일부 프렌즈에 국한된 개발킷이며, HDK는 LG와 협업 없이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라며 "과연 LG는 모듈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모듈형 스마트폰의 생태계 구축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진행형"이라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G6는 방수·방진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일체형으로 개발됐으며, G5 소비자들을 저버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른 관계자는 "G5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모듈형 스마트폰 생태계 구축에 제약이 걸린 것은 사실"이라며 "자성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조성진 부회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MWC 2017이 열리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출시 이후 죽었다(실패했다) 하더라도 이 물건 자체가 그 다음으로 연결되고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죽은 것이(실패한 것이) 아니다"고 말해 주위를 긴장케 했다. 세계 최초로 모듈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혁신의 찬사를 받았지만, 수율의 문제로 실패작으로 끝났다는 것을 이유로 G5에서의 실험정신을 포기한 것에 대한 뼈 있는 일침이었다는 평가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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