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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채무보증, 부동산 PF 위주 급증…메리츠종금증권, 4.8조로 가장 많아
금감원, 채무보증 실태 조사…지난해 반기만 22조9천억…2분기부터 '정상'도 충당금 적립
2017-03-05 12:00:00 2017-03-06 08:36:15
[뉴스토마토 김보선·김재홍기자]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규모가 급증한데다 부동산 관련 보증으로 쏠림현상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의 채무보증액이 4조8000억원으로 전체 증권사(22조9000억원)의 21%를 차지했다. 
 
5일 금감원이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채무보증 규모는 22조9000억원이었다. 증권사의 채무보증액은 지난 2013년말 16조2000억원, 2014년 19조9000억원, 2015년 24조2000억원으로 증가세로, 지난해 채무보증액을 연말까지 집계할 경우 증가폭이 대폭 커질 전망이다. 특히 채무보증 리스크가 큰 9개 증권사의 채무보증 규모는 14조2000억원으로 62.0%를 차지했다. 
 
이 중 메리츠종금증권의 채무보증액이 4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종금 라이센스와 특화 인력을 바탕으로 선순위 안전자산 위주의 부동산금융으로 차별화된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다"며 "최근 2년 사이 LTV 비율을 50%에서 33%까지 낮추는 등 LTV를 보수적으로 가져가면서 (부동산금융 실적) 총량은 유지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컨트롤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규모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사진/뉴스토마토
 
부동산 보증 '쏠림'…투자심사 및 LTV 기준은 대체로 보수적 
 
증권사들은 신용등급 중심으로 채무보증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실제 이들이 부담하는 리스크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림이 나타나 향후 부동산 시장 악화에 대비한 자율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9개사의 채무보증 14조2000억원 중 기초자산별로는 부동산 관련이 11조원(77.5%)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는 리스크가 큰 매입확약이나 미담확약(미분양담보대출확약) 등 신용공여 비중도 11조4000억원(80.03%)를 차지해 위험자산 비중이 높았다. 채무보증은 매입약정, 매입확약, 미담확약으로 나뉘는데 매입확약과 미담확약은 유동성위험과 신용위험을 모두 부담하는 신용공여로 리스크가 큰 걸로 인식된다. 
 
투자심사 조직 등 관리실태도 역부족으로 나타났다. 9개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특화된 투자심사조직을 평균 7.9명 갖추고 있지만, 일부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영업성과에만 치중해 심사기능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초자산이나 기간별 한도 설정을 하지 않는 등 기조차잔 쏠림방지에는 취약하다고 당국은 지적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LTV) 비율은 50% 이하인 채무보증이 5조7000억원으로 63.0%를 차지했다. LTV 비율이 낮다는 것은 투자금 회수가능성이 높아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걸 의미한다. 아울러 금감원은 정교한 시나리오를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업계의 예상 손실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0.5~4.7%로 자체 유동성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충당금 적립 의무·채무보증 상시감시 강화
 
금융당국은 채무보증에 대한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제도를 개선하고, 업계가 자율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조효제 금감원 금융투자국장은 "부동산 채무와 관련해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점검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현재 특별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고 위험요인을 건전한 수준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은 적정 규모의 전문인력을 갖춰 투자심사 전문성을 높이고, 채무보증에 대한 자체 리스크 분산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보수적 기준의 스트레스테스트와 구체적인 채권보전계획 등 사후관리도 주문했다.
 
오는 2분기부터는 제도 개선도 시행된다. 채부보증 충당금을 적립의 경우 현재 '고정' 이하의 채무보증에 대해서만 시행하고 있지만, '정상' 및 '요주의'로 분류된 채무보증에 대해서도 충당금 적립이 의무화된다. 회사별 스트레스테스트 실시도 의무화된다. 3분기 중에는 채무보증 기초자산 유형별 리스크요인과 채무보증 상시감시 강화 기준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해왔는데 결국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며 "특히 채무보증액이 많은 메리츠종금증권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보선·김재홍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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