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건기자] "뭐라 이야기하지는 못하겠는데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배우 정우가 영화 '재심'을 들고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우는 시나리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 자체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준영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기존 매체에서 비춰졌던 변호사와는 달리 굉장히 인간적인 느낌이었다"며 "약간은 속물스러운 느낌이 귀엽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사진/호호호비치 제공
영화 '재심'은 지난 2000년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정우는 현우(강하늘)의 변호를 맡은 준영역을 소화하며, 자신의 연기력을 가감없이 뽐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은 대부분 실존했던 인물의 느낌을 살리려 한다. 하지만 준영은 이번 작품에서 조금 도전적인 시도를 했다. 실존인물과 차별성을 주기 위해, 박준영 변호사가 나온 영상을 처음부터 보지 않은 것. 준영은 "다큐멘터리로 사건을 접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실존인물과 작품 속 캐릭터에 혼선을 줄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촬영이 어느정도 진행된 다음 박준영 변호사가 나온 영상을 찾아보고, 이후에 박준영 변호사와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박준영 변호사님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이나 느낌을 전적으로 나에게 맡겨주신 것 같았다"며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같이 식사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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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준영은 기존 매체에 비춰진 근엄하고, 존경받는 '변호사'의 모습은 아니다. 그보다는 이 시대를 살아내는 사회 구성원의 이미지, 조금 더 인간적인 모습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정우는 지금의 '준영' 모습이 작품 초기의 설정은 아니라고 털어놨다.
정 배우의 말에 따르면 시나리오에서 '준영'이라는 인물은 지금보다는 진지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캐스팅 이후 감독에게 "준영이 조금 더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감독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지금의 '준영'의 모습이 만들어졌다고.
정우는 "처음부터 무겁게 다가가면 두 시간 남짓하는 시간에 관객분들이 지치거나 힘들어할 것 같았던 생각이 있었다"며 "이슬비에 적셔가듯 그렇게 조금씩 젖어들면 후반부에 나타나는 캐릭터들의 진짜 감정에 대해 관객들이 조금 더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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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심'은 아직 재판이 진행중인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영화가 재판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결말이 현실과 어긋날 경우 대중의 지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우는 배역을 맡았을 당시 그런 부분에 대해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영화는 소재가 '법'이라서 그렇지 기존 법정 영화와는 다른 느낌"이라며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믿고 이해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 드라마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또 "이 영화가 누군가에게 아픔을 심어주고자 또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영화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내가 맡은 배역을 진실성 있게, 잘 소화해내서 잘 표현하는 것까지가 내가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다만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보니까 허구의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는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신건 기자 hellog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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